북한이 11일 한미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한 데 대해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반발했다. 비핵화를 두고는 한미일 및 나토 회원국에 우선 적용하라고도 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비핵화'는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절대로 되돌릴 수 없게 최종 종결된 사안"이라며 "시대성과 현실적 가능성을 완전히 상실한 미일한의 비핵화 주장은 우리 국가의 지위에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비핵화 개념은 마땅히 미국의 적극적인 비호·두둔 밑에 극히 위험한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자체 핵무장 기도와 미국의 핵을 공유하는 나토 성원국들의 핵 대결 야망에 우선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미일은 지난 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대응을 포함한 대북정책 공조를 유지하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면서 평화와 안정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북한 외무성은 "나토 정상회의 기간 북한의 정당한 주권적 권리 행사를 '위협'으로 매도하면서 나토의 군비 증강과 아시아·태평양지역 동맹국들과의 군사적 공조 강화를 통한 진영 대결 기도를 더욱 노골화했다"고 비판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야말로 배타적인 지정학적 이익을 추구하며 유럽 지역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전 지구적 범위에서 국제평화와 안전에 역행하는 전쟁 대결 기구임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했다.
북측은 "냉전 종식과 함께 사멸됐어야 할 나토가 불법적 존재 명분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무분별한 동진과 신나치 세력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유럽의 안보 환경을 계통적으로 악화시키고 그 책임을 다른 나라들에 전가하면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불안정을 조성하고 있는 도발적 움직임은 절대로 묵과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세계 안보 역학 구도에 구조 파괴적인 위협을 조성하는 대결 세력의 무분별한 행위는 그에 대응한 물리적 억제력의 갱신과 확충에 현실적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며 "날로 엄중해지는 적수국들의 집단적 대결 기도와 군사적 위협을 저지할 수 있는 힘을 가속적으로 비축하고, 책임적인 주권 행사로 국가의 자주권과 안전 이익,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믿음직하게 수호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