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배분 요구, 호남 반도체엔 태클…李대통령, 노조에 '경고장'

김성은 기자, 이원광 기자
2026.07.21 17:19

[the300]
국무회의서 "기업 영업이익 배분, 노동쟁의 대상 아냐"
삼성전자 노조 '호남 반도체' 쟁의대상 주장 작심 비판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7.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삼성전자 노조)가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제2 클러스터(광주 팹) 조성을 내년 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노조의 주장이 현행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쟁의 대상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수용한다면 향후 기업들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통령은 고용노동부에 시행규칙 등을 통한 명확한 쟁의 기준 마련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말미에 "광주 군 공항에 반도체 공장을 만든다고 하니 노조에서 '노사 협상 대상이다, 노동쟁의 대상이다' 등의 주장을 하면서 극단적으로 '동의 안하면 못 간다'는 취지로 이해될 정도로 이야기가 나와 국민들께서 깜짝 놀라고 있다"며 "이게 파업의 사유가 될 수 있는지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는 "노란봉투법에 따라 조합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 또한 교섭의 대상이 된다"며 "(호남팹 문제를) 2027년 교섭으로 다루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부는 지난 13일 "기업투자, 공장증설 등 사업 경영상의 결정 자체는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며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상 단체교섭 및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정부의 반박에도 논쟁이 가시지 않자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노조 주장대로) 그렇게 따지면 모든 회사의 경영권 행사가 (쟁의 대상과) 관련 없는 게 있을 수 없다"며 "저도 노동법을 주로 공부했던 사람인데 (쟁의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게 확장된다.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광주 반도체 공장 조성은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후 호남, 충청, 영남 순회 투자발표회에서 누차 속도전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반발은 사업 추진 속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성과급 배분 결정 이후 각 기업 노조에서 주장하는 '영업이익 N% 배분' 문제도 재론했다. 반도체 초과 이익 배분 여부와 용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무르익지도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이를 쟁의 대상으로 삼는 건 무리한 요구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문제가 과연 쟁의의 대상이냐, 저는 아닌 쪽이 더 높다고 생각된다. 이는 개인적 의견"이라면서도 "이것은 주주도 할 수 없는 일(요구)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갖고 파업할까 말까 하는 사업장도 꽤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카카오뱅크 노동조합은 임금교섭 과정에서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3∼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HD현대중공업도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다른 대기업 상황도 비슷하다. 영업이익의 N% 성과급 요구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하청업체들로도 번지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노사 관계의 불필요한 사법화를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령이나 시행규칙 등을 정부가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법원으로 가기 전에 필요하다면 대통령령이나 시행 규칙에 해당하는 지침들을 정리해 달라"며 "그래야 사회적 분쟁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