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회가 해결해야 할 경제 현안이 산적했다. 보유세 중심의 부동산 세제 개편은 물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변동성, 재정-통화정책 간 엇박자 등 민생과 직결된 현안을 두고 여야 간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교육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정보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성평등위원회도 조만간 상임위원장이 선출된다. 여당이 지난달 말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데 이어 후반기 국회 개원 54일 만에 사실상 원 구성을 마친 것이다.
올 하반기 국회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갈 전망이다. 우선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세제 개편안이 핵심 아젠다다. 특히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 대토론회'가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에 불을 붙였다. 최대 쟁점은 고가의 1주택자 보유세를 강화,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인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을 완화할지 여부다. 이에 맞춰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부담을 낮출지도 관건이다. 다만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감면 횟수를 제한하거나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 거래세 혜택을 재설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당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에 이어 조세소위원장 자리까지 차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주당 주도로 세제 개편에 드라이브를 걸 공산이 크다. 여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 "1가구 1주택 기준만 절대시해 비과세 감면 혜택을 주기보다 담세력(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과세하는 방식으로 바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1주택자에 일률적 세제 혜택을 주는 기존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간 충돌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국민의힘은 보유세 인상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고, 양도세 부담이 완화되지 않으면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세금 중과보다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수도권 공급 확대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재경위 전임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부동산 대토론회'에 대해 "공급 대신 세금 폭탄을 예고했다"며 "똘똘한 한 채 기준 완화 반대, 보유세 강화, 양도세 완화 불가론을 주장하는 것은 결국 공급 대신 세제 강화로 부동산을 잡으려다 실패한 과거 정권의 포퓰리즘 정책을 재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 아파트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수인에게 근저당을 설정한 것도 야당에 공세의 빌미를 줬다. 박 의원은 "(대통령이) 꼼수 거래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부동산 시장 정상화마저 포기한 것 아니냐"라며 지적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속에서 불거진 재정·통화 정책의 방향 역시 공방의 소재다. 여당은 내년 예산안을 800조원 이상 규모의 '슈퍼예산'으로 편성하고 추가세수를 활용한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 중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포퓰리즘 지출'로 규정하며 재정 건전성 문제를 조명할 방침이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등 긴축 정책과 충돌, 정책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지적에서다.
아울러 국내 증시가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문제도 주요 현안이다. 특히 고위험 상품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자금이 쏠리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이에 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는 다음 주 한국금융투자협회를 방문해 증권사·자산운용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선다. 반면 국민의힘은 "레버리지 ETF 도입은 졸속 추진"이라며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질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