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달 초 부동산 추가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23일 국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대토론회를 주재했다. 예정시간을 90분 넘겨 약 190분간 진행된 토론회 내내 이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보유세 강화를 골자로 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 방침을 재확인하는 한편 일괄 적용되고 있는 대출 규제는 실수요자 피해가 최소화하도록 재설계할 것을 주문했다. 집값 안정의 핵심인 주택 공급과 관련해선 속도전을 강조하면서도 택지 부족 등으로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과거에 보유세를 정상화했더라면 (집값이) 이렇게까지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언젠가는 (거품이) 터진다. 지금이라도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유세 강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보유세 강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며 "어느 범위에서 강화할 지, 어떻게 차등을 둘 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방법론적 측면에서 '차등 적용'을 고민 중이라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먼저 1주택자 기준 적정 보유세 부담을 설정한 뒤 거주용과 비거주용 1주택, 초고가 1주택, 다주택, 초고가 다주택 등에 차등을 둬 세금을 가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초고가 주택 (금액) 기준은 어느 정도가 적정한가"라며 참석자들의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보유세를 올릴 경우 매물 잠김을 막고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거래세인 양도소득세 완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주장에도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 해소를 위해) 탈출의 퇴로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도 맞는 말"이라고 했다.
전세대출 규제의 필요성과 실수요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핀셋 대출규제'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세대출을 거의 무제한으로 해줬는데 전세 놓는 게 너무 쉬우니 집값이 올랐다. 왜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다른 데 전세를 얻는 것까지 대출을 해줘야 하느냐"며 "대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세대출 제도를 청년, 신혼부부, 서민 주거 등에 핀셋형 지원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이 수분양자 이주비·잔금 대출까지 막혔다고 토로하고 지방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및 임대인 보증금 반환 대출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건의하자 "효율성이 최대화되도록 (규제를) 핀셋형으로, 상황에 맞춰서 좀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며 실수요자 등 예외적 구제가 가능하도록 심의위원회 형태의 대출 심사 시스템 도입 검토를 지시하기도 했다.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수도권 주택 공급과 관련해선 현실적인 어려움도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공급을 늘려야 하지만 신규 택지를 어디서 발굴할 것이냐, 이게 만만치가 않다"며 "공급 한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헬기를 타고 수도권을 돌아볼 생각이다. (택지가 될 만한 곳을) 찍어 보려 한다"고 했다. 집값을 잡으려면 양질의 주택 공급을 신속히 늘려야 하지만 녹록지 않다며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3기 신도시 등 정부가 이미 발표한 주택 공급 일정을 대폭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착공에) 60개월이 걸린다고 해서 (그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기 위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역세권 중심으로 고품질 아파트를 건설해야 한다"며 "중산층도 입주할 수 있는 고품질의 공공임대 주택을 장기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국가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대토론회는 당초 예정됐던 시간(100분)을 훌쩍 넘긴 오후 1시10분쯤까지 약 3시간 10분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면 일정한 선에서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보유세 개편 방안이 담긴 세제 개편안의 이달 말 발표에 앞서 대토론회를 한 차례 더 진행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7박11일간의 일정으로 미국과 중남미 순방에 나선다. 정부는 오는 27일 한 총리 주재의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열어 국민 의견을 추가 수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