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통해 한미 AI(인공지능) 빅테크들의 든든한 가교 역할을 한 것은 최근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의 비전을 글로벌 혁신의 산실인 실리콘밸리로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진풍경을 연출한 한미 대표 테크기업인들은 한국을 중심으로 AI 생태계를 발전·확장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에서 빅테크 CEO(최고경영자)들과 일대일 면담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CEO 한 명당 약 20~30분간 대화를 나누며 지난달 29일에 발표한 한국 '3대 메가프로젝트'의 비전을 설명하고 AI 시대 선도를 위한 협력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면담 이후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를 만나 "한국은 앤트로픽의 아시아 AI 인프라 핵심거점이 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미토스로 확인된 앤트로픽의 세계적인 AI 모델 역량과 대한민국의 반도체, AI데이터센터 등 AI 역량과 대규모 AI 소비시장의 잠재력이 결합한다면 양측 모두에게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만나서는 "3대 메가프로젝트는 국가적 결단"이라며 "이 과정에서 올트먼 대표께서 많이 참여해주시고 중요한 역할을 맡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게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 당시 약속해주신 대로 GPU(그래픽처리장치)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신 덕에 우리가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를 시작하고 AI가 중심이 된 새로운 사회를 준비 중인데 황 CEO께서 큰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황 CEO는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방한해 한국 정부와 기업에 GPU 26만장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같은 이 대통령의 비전 설명과 협력요청에 빅테크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AI 본격 개화기에 맞춰 충분하고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은 필수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한국 정부의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결단에 적극 지지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빅테크들은 한국이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AI 인프라 투자를 적기에 신속하게 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며 "올트먼 CEO는 반복적으로 3대 메가프로젝트란 정확한 단어를 거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황 CEO는 "대한민국이 제시한 'AI 네이티브 국가' 비전은 한국 사회에 큰 에너지와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했고 올트만 CEO는 "대통령께서 보내주신 리더십과 투자들을 다른 나라 리더들도 더욱 따라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혹 탄 브로드컴 CEO는 "한국을 AI 허브로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10~20년 한국이 발전할 이런 비전에 대해 치하한다"고 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가 3대 메가프로젝트를 포함한 미래 AI 프로젝트에 3조달러(약 4385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 과장이 아닌 적기투자라는 데 공감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서밋에서 "숫자가 생소하다 보니 사람들이 '과장된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허황된 것이 아니다"라며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어제 저녁을 함께했다. 황 CEO는 만날 때마다 '모어칩'(More chips·더 많은 반도체) (라고 이야기 한다). 탄 브로드컴 CEO도 깜짝 놀랄 숫자의 메모리칩을 계속 요구하고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도 칩이 얼마나 가능한지 계속 확인한다"고 했다.
탄 CEO도 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AI 인프라 수요는 최소 2029년까지 지속 확대될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 데이터센터, 인재에 대한 장기적 투자가 AI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