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에서 지금까지 32건의 법안을 두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진행된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박수민 의원이 누적 발언시간 40시간14분으로 가장 오래 단상을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곽규택 의원은 모두 7차례 토론자로 나서 최다 기록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22대 후반기 국회에서도 여당이 충분한 합의 없이 쟁점 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필리버스터를 대여투쟁의 핵심 수단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3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취재를 종합하면 22대 국회에서는 이달 20~21일 종합특검법 연장안에 대한 무제한토론까지 모두 32건의 법안을 대상으로 필리버스터가 진행됐다.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누적 발언시간 1위는 박수민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4건의 법안을 대상으로 총 40시간14분간 토론했다. 단일 안건으로는 지난해 9월25일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두고 17시간15분 동안 쉬지 않고 발언한 것이 가장 길었다.
같은 기준 2위는 최형두 의원이다. 총 35시간15분간 필리버스터 주자로 뛰었다. 총 4차례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최 의원은 지난해 8월21~22일 'EBS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해 13시간27분간 토론을 했다.
3위는 장동혁 대표다. 지난해 12월22~23일 '내란전담 재판부 설치법'(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에 1건에 대해 24시간1분 간 발언했다. 1957년 미국 공민권법에 반대하며 24시간18분 동안 연설한 스트롬 서먼드 전 미국 상원의원의 미국 상원 최장 기록보다 17분 짧았다.
이어 곽규택 의원이 21시간29분, 송석준 의원이 21시간28분, 신동욱 의원이 21시간2분을 기록했다. △김예지(17시간37분) △김장겸(15시간46분) △주진우(14시간32분) △김은혜 의원(13시간49분)도 누적 발언시간 상위 10명에 포함됐다.
'토론 횟수'를 기준으로 보면, 곽규택 의원이 7차례 단상에 올라 가장 여러번 주자로 나섰다. 다음으로 각각 4차례씩 토론에 나선 송석준·최형두·박수민·신동욱 의원이다. 조배숙·박덕흠·이달희·김장겸·김재섭·주진우 의원이 3차례 필리버스터를 했다.
필리버스터는 본회의에 상정된 특정 안건에 대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실시된다. 통상 소수파가 다수파 주도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기 위해 연다. 토론에 나서는 의원에게는 지지층이나 일반 국민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민주당 등 여권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법안 처리를 늦추기 위한 '발목 잡기'로 규정해왔다. 여권은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가 제출된 지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토론을 끝내고 법안을 처리해왔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만으로 법안 통과를 막기는 어려워 실효성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를 저지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한 여야 합의를 거치지 않은 법안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알리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여투쟁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필리버스터는 소수 야당에게 필수적인 카드"라며 "꾸준히 알리다 보면 언젠가는 국민들도 문제점을 되돌아볼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면 33번째 필리버스터에 돌입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여당 주도로 강행되는 여러 법안에 문제의식을 느낀 의원들이 필리버스터에 적극 나서왔다"며 "22대 후반기 국회에서도 충분한 합의 없이 쟁점 법안이 처리될 경우 필리버스터를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론자를 지켜보는 대기조 의원들도 모두 대여투쟁에 함께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