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상으로서는 22년 만에 아르헨티나를 공식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첫 만남에서도 특유의 친밀감을 보였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3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날 있었던 비공개 한-아르헨티나 정상회담이 어땠는지' 질문을 받고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며 "격의없이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소통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자유주의 경제학자 출신으로 '정치특권층 혁파'를 외치며 2020년 정치계에 입문한 정치신인이지만 2023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승리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등 아르헨티나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 정책을 앞세웠다. 정부부처 및 복지혜택 삭감을 내세우며 상징적으로 전기톱을 든 장면이 전세계 전파를 타기도 했다.
장기매매 허용, 의료·교육 민영화, 중앙은행 폐쇄, 중국·브라질 무역 중단 등 극단적인 공약을 내건 탓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박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실제로 친(親)트럼프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헝클어진 머리 스타일은 밀레이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다.
위 실장은 "밀레이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경제학자 출신이고 우리 대통령은 진보적인 정치인이란 점에서 선입견을 갖고 보면 소통에 갭(격차)이 있지 않겠냐 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속칭, 세속적인 말로 하면 아주 기질이 잘 맞아서 서로 간 대화 과정에 공감하는 게 굉장히 컸다"고 말했다.
이어 "화기애애하고 소통이 원만하다는 걸 느꼈다"며 "특별히 기억되는 바로는 AI(인공지능)에 관한 논의였는데 꽤 길게 대화가 이뤄졌다. (이 대통령이) 유사한 입장에 있는 나라끼리 협업하고 공조하고 연대할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밀레이 대통령도 이 문제에 대해 이해가 깊고 생각이 많이 정리돼 있다는 점을 느꼈다. 향후 한국과 아르헨티나 양국이 AI 협력을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했다.
또 "우리 대통령께서 정부가 속도를 내야한다는 이야길 하셨는데 밀레이 대통령이 자기들 쪽은(아르헨티나 정부는) 속도의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셨다"며 "규제개혁을 굉장히 중요한 정책 과세로 내서워 집권 2년 간 성과를 낸 이야기를 하셨다"고 했다.
또 "오늘 회담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성과 있고 속도감있게 진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 일치가 있었다"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밀레이 대통령과 약 25분간 사전환담을 나눴고 이후 약 58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리튬 등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원유 공급선 다변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또 한-메르코수르(남미 공동시장) 무역협정 협상을 연내 재개하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아울러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최종 타결키로 하는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현지에서 벌이는 리튬 사업 관련 인센티브 제도인 '리지(RIGI)' 세혜택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