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청년, 현실은 여전한 장벽" 민주당 2030 후보들 씁쓸한 뒷풀이

김지은 기자
2026.08.05 06:00

[the300]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한 김보미, 김형남, 정민철 후보들이 예비경선 이후 뒷풀이를 가진 모습. /사진=독자제공

"평가 받을 경기장 자체가 없었다." (김보미 민주당 당대표 후보)

"1000만원짜리 5분 연설이더라." (정민철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운영이 엉망인데 결과가 어떻게 좋겠나." (김형남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1차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세 명의 청년 후보들. 이들은 최근 한 식당에서 '콜라 회동'을 갖고 소회를 나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출마했지만 탈락 이후 그들을 기다린 건 초고속 퇴장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틈 날 때마다 청년 정치를 외쳤다. 그러나 실제 청년정치인들에게 주어진 기회는 기회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였다.

민주당의 이번 전당대회 1차 경선 과정에는 후보자 간 토론회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나마 당대표 후보들은 KDLC(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서울시의회 초청간담회 등 두 차례 정견 발표가 있었다. 반면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온라인 합동 연설회도 딱 한 번이 전부였다. 정책과 비전을 설명할 기회가 단 한 번이었다.

정민철 후보는 온라인 합동 연설회에서도 큰 한계를 느꼈다고 했다. 그는 "이번 합동 연설회 때 (연설을 청취하는) 중앙위원이 한명도 없었다"며 "원외 청년 후보들은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선거운동을 해야 할지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에는 중앙위원 50%·권리당원 50%의 온라인 투표가 반영된다.

선거 비용도 큰 허들이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 기탁금은 총 8000만원(예비경선 기탁금 2000만원), 최고위원 후보 기탁금 총 3000만원(예비경선 기탁금 2000만원)이었다. 만 39세 이하 원외 청년 후보자는 기탁금을 50% 감면받지만, 이들이 예비 경선 과정에 낸 돈은 최소 1000만원 이상이었다.

김형남 후보는 "후보 등록을 하면서 사실 놀랐다"며 "선거운동 3일, 온라인 연설회 한번 하는데 1000만원을 내라는 것이 황당했다"고 했다. 정민철 후보는 "온라인 합동연설회는 사실상 1000만원을 주고 산 5분이었다"며 "1분에 200만원 연설"이라고도 했다.

정민철 후보는 당초 기탁금 마련을 위해 개인 계좌를 공개하고 후원금을 모았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자 모금액 전액을 반환하기도 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에 정식 등록된 계좌가 아닌 방법으로 후원금을 모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정민철 후보는 "예비경선이 영업일 기준으로 4일 주어졌다"며 "그런데 예비후보 후원회를 개설하는 행정절차에만 기본 2~3주가 걸렸다. 사실상 후원금을 모집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청년 후보들은 정보에서도 벽을 느껴야만 했다. 이들은 모두 비용 절감을 위해 최소한의 인원으로 캠프를 꾸렸다. 부족한 인원에 그나마 당내에 가이드라인이나 교육도 없었다 보니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으로 선거 운동을 했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선관위 차원의 설명회가 있긴 했지만 정작 궁금한 내용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한 뒤 알려드리겠다"는 말만 반복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명의 후보들은 민주당에 대한 깊은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민주당이 민주적인 시스템 정당으로 변화하길 바랐다. 김보미 후보는 재정주권 시민행동 공동대표로서 예산 바로보기 운동을 이어가며 "꺾이지 않고 가겠다"고 말했다. 정민철 후보는 "정부와 당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김형남 후보 역시 "민주당의 업데이트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전 강진군의회 의장이 9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민철 더불어민주당 정책부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남 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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