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취임 후 '북한 인권' 관련 일정을 단 한 차례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25일 취임한 정 장관이 그간 북한 인권을 주재로 소화한 일정은 지난 5월13일 유엔 인권최고대표 면담 1건으로 확인됐다. 볼커 튀르크 인권최고대표의 방한에 따른 면담이었다.
통일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면담에서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설명하고, 현재 가장 중요한 인권 현안으로 시급한 이산가족 상봉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아울러 북한의 장애인 관련 제도 및 인식개선 노력과 국제 사회 협력에 대해서도 긍정 평가하고, 장애인 권리 증진 노력에 대한 우리 정부의 호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남북간 대화와 교류를 통해 북한주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협력도 당부했다.
정 장관은 이 외에는 북한 인권 관련 행사를 주최·주관하거나 참석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지난 1년 간 북한 인권 관련 토크콘서트 4회, 라운드테이블 2회를 개최했으나 실·국장이 주관한 행사였다.
안 의원 측은 "(UN 인권최고대표와의 면담에서) 통일부가 북한 인권을 독립 의제로 올리지 못했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인권 그 자체로서의 의제가 아닌 남북 협력의 하위 종목으로 다루고 있음을 통일부 스스로 확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 측은 또 북한인권법 제정 10주년인데도 법에서 규정한 북한인권재단이 아직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여야가 각 5명씩 추천하는 이사진이 채워지지 않고 있어서다. 북한인권대사 자리도 2024년 7월 이후 공석이다.
안 의원은 "통일부 본연의 업무인 통일 준비에도 북한인권 개선에도 관심이 없는 정 장관이 대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두 국가를 지향하고 같은 민족의 인권을 경시하는 것이 정 장관의 구상이라면 이는 통일부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의 모호한 대북정책은 통일을 더욱 멀어지게 하고 북한의 완전한 핵무장과 핵 인정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이제라도 기본으로 돌아가 먼저 북한 주민의 인권부터 챙기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 인권 증진 관련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북한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국제사회, 시민사회와 소통과 협력을 하고 있다"며 "국제회의, 국제사회와의 지속 소통을 통해 압박과 대결이 아닌 관여와 협력을 통한 북한 주민 삶의 질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