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만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이 집중된 호남 및 서울·경기권의 당 지도부 선출투표가 본격화하면서 계파간 신경전이 한층 달아올랐다. 당권주자들이 당원들의 감성에 호소하고 지역 연고를 강조하는 등 저마다 당심에 구애하지만 이른바 '버스하우스'(폐버스 개조주택)로 촉발된 청년층의 분노에는 딱히 답을 내놓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부터 12일까지 전남광주와 전북지역 권리당원 온라인투표를 진행한다. 미투표자를 대상으로는 13~14일 ARS(자동응답시스템) 투표를 실시한다. 서울·경기권 온라인투표는 12~13일, ARS 투표는 14~15일이다. 이들 지역의 투표결과는 16일 서울권역 합동연설회 직후 발표된다.
대구·경북·경남권 가중치를 적용하지 않은 누적 득표율 1위는 김민석 후보(46%·9만5821표)다. 이어 정청래 후보(44.5%·9만2735표)와 송영길 후보(9.5%·1만9715표) 순이다. 김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가 3086표에 불과해 당원 투표인단의 70%가 집중된 호남 및 서울·경기권 표심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역전을 노리는 정 후보는 연일 부모님을 소환하는 감성적 호소전략에 집중한다. 최근 SNS(소셜미디어)에 "어머니 도와주십시오" "아버지 지켜주십시오"라는 게시글을 연거푸 게재했다. 친명(친이재명)계의 협공에 핍박받는 약자라는 점을 강조해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메시지로 읽힌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내가 당선되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오를 것"이라고도 했다.
김 후보는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더해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전북 메가플랜'으로 호남 민심에 구애했다. 송 후보는 당권주자 중 유일한 호남 출신임을 내세웠다.
당락을 가를 핵심지역에서 승부를 앞두고 세 후보 모두 다량의 메시지를 쏟아내며 전략적 행보에 나섰지만 정작 위기의 본질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표적인 게 청년세대의 깊은 좌절감을 자극한 이른바 '버스하우스' 논란이다.
앞서 황희 민주당 의원은 폐기된 버스를 주거공간으로 바꿔 대학가 청년들의 단기성 주거공간으로 제공하자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이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공개사과했지만 논란은 진정되지 않는다. 분노한 청년층은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조롱성 풍자밈과 희화화한 콘텐츠를 재생산하며 반발한다.
그런데도 당권주자들은 여론 악화를 의식해 당의 공식 입장과 무관한 개인의 의견이라고 선을 그으며 소극적으로 대응한다. 당권주자들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대규모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고 대출규제를 풀어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