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아닌 통합" 승부 가른 호남 민심… 李대통령 손 들어줬다

김도현 기자
2026.08.17 18:59

[the300]
8.17 전대 순회경선서 '친명' 김민석 압도적 지지 당대표 일등공신
선명성·개혁성보단 안정감·확장성 손 들어줘 '국정 안정'에 방점
800조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반드시 성공" 민심도 크게 작용
2022년 대선 경선·2024년 전당대회 이어 李대통령 압도적 지지

[대전=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2030청년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8.17. photo@newsis.com /사진=

전례없이 치열했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김민석 신임 당 대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승패를 가른 건 김 대표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호남 권리당원 표심이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으로 정치적 고비마다 전략투표 성향을 보였던 호남이 '국정 안정'을 위해 또 다시 이재명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청래 후보의 선명성과 개혁성보다는 김 신임 대표의 안정감과 확장성, 당청·당정 관계 조정 능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소병훈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후보가 70%가 반영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와 30% 비중의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54.08%의 지지율을 기록해 차기 당 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지역별 순회경선 및 이날 발표된 대의원·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 대표에 확실한 승기를 안겨준 곳은 호남이었다.

지난 15일 실시된 호남권 순회경선에서 김 대표는 57.5%의 득표율로 정청래 후보(32.7%)를 25%p 가까이 크게 앞섰다. 열세로 예상됐던 서울·경기권 순회경선에서도 초접전 끝에 정 후보에 신승했다. 이어진 대의원 투표 및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우위를 점해 김 대표가 최종 승리했다. 호남권 순회경선 이후 당 안팎에선 "이미 승부가 갈렸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호남이 이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 수행과 차기 총선 승리 지원을 위해 전략적으로 김 대표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이자 텃밭으로 전통적으로 민주진보 진영의 통합과 화합을 중시하는 전략적 투표 성향을 보여 왔다. 이런 측면에서 이 대통령 집권 2년차 안정적 국정 운영의 동반자이자 2028년 총선 지휘관으로 김 대표를 낙점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 개인에 대한 호감보다 이 대통령을 염두에 둔 표심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당청·당정 간 불협화음이 이어질 경우 차기 총선은 물론 대선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국가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 프로젝트도 호남권 표심에 적잖은 변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로 국정 콘트럴타워였던 김 대표가 호남권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살릴 적임자라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친청(친정청래)계 지지층 일각에서 '반도체 매표'라는 감정적인 비난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친청계에선 정 후보가 당 대표 시절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호남에 지속해서 공을 들여왔는데 반도체 클러스터로 판세가 뒤집혔다는 평가도 나왔다.

호남이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건 이번 전당대회뿐만은 아니다. 지난 2022년 대선 경선 당시 이 대통령은 호남에서의 승기를 바탕으로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를 꺾고 민주당 대선 후보에 올랐다. 이 대통령이 당 대표 연임에 도전했던 2024년 전당대회와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90%에 육박하는 압도적 지지로 힘을 보탠 곳도 호남이었다.

친명(친이재명)계 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보수 논객인 정규재씨가 과거 '광주가 선택하면 민주당이 따라간다'고 표현하며 호남을 두고 '참 정치 잘한다'고 했는데 당시의 논평이 딱 들어맞는 전당대회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호남은 호남 사람을 찍지 않고 전국적으로 승리할 사람에게 표를 준다. 이 대통령과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표 사례"라며 "보수진영뿐 아니라 범진보진영 내부의 공격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 대통령을 지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호남이 움직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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