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외화채권 발행수수료율을 30bp(1bp=0.01%포인트)로 고정하고 가격 경쟁도 실시하지 않아 최근 5년간 300억원이 넘는 비용 절감 기회를 일실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확인됐다. 하향된 차주의 신용등급을 합리적인 근거 없이 상향 조정해 손실이 확대된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18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한국수출입은행 정기감사'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수은은 주요 외화채권 발행자로서 협상력, 시장 발행비용 등 고려 없이 수수료율을 2010년 이후 채권발행액의 30bp로 고정했다. 2023년부터는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주간사 선정 시 수수료율 평가 항목조차 삭제해 가격 경쟁을 실시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미국 채권시장에서 수은과 주요 기능 및 신용등급이 유사한 SSA급 발행자 6곳 및 AA급 발행자 30곳이 글로벌 주간사 7곳에 지급한 수수료율과 비교 분석한 결과 수은이 수수료를 고정하지 않고 만기별로 차등 적용했다면 최근 5년간 약 85억~301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수은에 "외화채권 발행시장의 주간사 수수료율에 대한 시장조사 등을 실시해 합리적인 수수료를 산정하고 입찰 참여자 간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수수료 절감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신용평가 제도와 관련해 감사원은 71건의 등급상향 경위를 확인한 결과 객관적인 근거 없이 18개 기업의 신용등급이 상향됐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부실 신용평가는 중과실에 해당하는 측면이 있고 이 중 7곳의 대출은 추정손실 및 정리대상 여신으로 분류됐음에도 관련자의 책임소재도 규명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또 수은이 2015년 후 비이자수익에 대한 교육세를 자체 부담 없이 차주에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교육세법 등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수입의 0.5%를 교육세로 납부하되 대출과 관련해 비이자수익이 아닌 이자수익에 대해 대출금리의 0.5%를 가산할 수 있다.
이자수익에 대해서도 수은은 최근 5년간 차주별 실제 대출금리가 아닌 4% 금리의 0.5%인 0.02%포인트(p)를 일률적으로 적용해 금리 4% 미만 차주 1491곳으로부터 86억원을 과다 징수하고 4% 초과 차주 506곳은 8억원을 과소 징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수은에서 2015~2025년 6월 발생된 부실여신 334건 중 부책심의가 완료된 132건의 소요기간을 확인한 결과 부도 이후 부책심의 착수까지만 평균 1333일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은행 및 산업은행과 비교해 각각 6배, 14배 수준이다. 부책심의는 회수 불가능한 여신에 대해 책임자의 고의나 중과실 여부를 내부적으로 심사하는 절차다.
기업회생 과정에서 부실여신이 주식으로 출자 전환되는 경우 이를 변제로 간주해 부책심의 대상에서 제외됐다고도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에 부실여건 334건 중 출자전환을 이유로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 경우가 64건에 달했다. 감사원은 수은에 "부책심의의 지연·누락으로 부실여신의 책임소재를 규명하지 못하는 등 여신 관련 내부통제 기능이 부실해지는 일이 없도록 주의 요구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