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를 찾는다. 6·3 지방선거 지원 유세에 이어 당 공식 행사 참석으로 정치적 보폭을 넓힌 셈이다. 당내 갈등으로 보수 진영의 구심점 부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보수 통합을 위한 역할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26일 박 전 대통령이 27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리는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오후 4시30분쯤 행사장에 도착해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이 정당의 국회의원 연찬회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박 전 대통령의 연찬회 참석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대구 달성군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당 의원들을 대표해 연찬회에 직접 참석해 우리 당이 나아갈 바를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고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도 충청·영남·강원 등을 돌며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선거에 이어 당 공식 행사까지 참석하면서 보수 진영 내 박 전 대통령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내부는 장동혁 대표의 '당원 중심 정당' 노선과 당협위원장 직선제 추진으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지도부 책임론과 당의 노선 변화를 둘러싼 논쟁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박 전 대통령이 연찬회에서 당내 화합과 단결, 외연 확장 등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취임 2년 차를 맞은 장 대표의 당 운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를 일제히 비판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소셜미디어)에 "국민의힘이 국정농단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연찬회에 초청한다고 한다"며 "세상이 요지경이 아니라 국힘이 요지경"이라고 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보수 정치를 벼랑 끝으로 내몬 장본인에게 보수의 재건을 묻는 국민의 처지가 안타깝다"며 "그럼 다음 차례는 윤 전 대통령이냐"고 말했다.
조국혁신당도 가세했다. 임명희 대변인은 "부끄러운 줄 모르는 국민의힘이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라며 "과오를 반성하기는커녕 전직 대통령이라는 타이틀로 다시 소환하는 것은 한국 정치의 수준을 가장 후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참석을 현실정치 복귀로 보는 데에는 선을 긋고 있다. 핵심 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은 현실 정치를 떠나신 분"이라며 "본인이 정치를 다시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보수 진영이 지리멸렬하고 구심점이 없어 그게 안타까운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께서 보수 진영을 하나로 묶고 단합시키고 건전한 보수로 다시 되살아날 수 있는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