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월 정기국회 개막을 앞두고 6개 부처 장관을 한꺼번에 교체하면서 '청문 정국' 속에 여야간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여당은 전문성과 실력 중심의 실용 인사로 평가한 반면 야당은 정부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는 데다 일부 인사의 부적격성을 주장하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법무부·국방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성평등가족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청와대가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20일 이내 청문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추석 연휴 전인 다음달 24일 전까지 인사청문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개각을 전문성과 실행력을 고려한 '실력 중심 인사'로 평가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개각은 연공서열이나 출신보다 전문성과 현장경험, 실행력을 앞세운 실용적 인재 배치"라며 "역동적이고 젊은 내각의 틀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에 단 한순간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사청문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야당의 입장은 다르다. 국민의힘은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의 경우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특히 김 후보자가 이른바 '공소취소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공소 취소 특검법 발의에 참여한 점 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김 후보자가 법사위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도한 것도 비판 지점 중 하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김 후보자와 관련 "공소취소모임 대표로 공소취소 특검과 배임죄 삭제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라며 "이런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 안 봐도 뻔하지 않나. 국민이 아무리 반대해도 재판 취소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라고 썼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전날 "집권 2년 차 국정기조는 오직 '공소취소'임을 확인한 '국정테러 개각'"이라며 "대대적 인적 쇄신을 통한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해온 야당으로서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했다.
용 후보자와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은 젠더 갈등 유발 인사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 "용 후보자는 임기 내내 혐오와 분열을 자양분 삼아 정치를 해왔다"며 "군 복무 경력에 혜택을 부여하는 정책에 '여성의 파이를 줄이는 성차별'이라며 반대하고, '20대 남성 담론이 굉장히 위험하다', '오조오억 개 먹은 듯' 등 온갖 언어로 2030 남녀 갈등을 조장해왔다"고 지적했다.
홍지선 국토부장관 후보자 역시 주요 검증 대상으로 꼽힌다. 야당은 홍 후보자가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을 지내며 기본주택 정책을 설계한 점 등을 들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집중적으로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6개 청문회가 한꺼번에 열리는 만큼 9월에는 여야 모두 청문회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총력을 다해 문제있는 인사가 장관 자리에 앉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기국회 기간 입법 대치도 격렬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입법 전쟁'을 불사하며 부동산 공급 대책 후속 법안, 사법개혁 법안 등 처리를 예고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의원 연찬회에서 "내일을 파괴하는 이재명 정권에 맞서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강경 저지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