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제청권·임명권' 공방…법원행정처 "각자 권한 존중해야"

김효정 기자
2026.08.31 16:43

[the300] 국회 예결위서 여야간 '조희대 공방'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8.3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임명 재제청을 요청한 가운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여야간 공방이 오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임명권까지 고려해 후보자를 다시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을 무력화한 조치라고 맞섰다. 법원행정처는 "각자의 권한이 존중돼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31일 국회 예결위 비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는 청와대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조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구한 것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 부장판사를 제청했지만 청와대는 지난 28일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기로 했다. 조 대법원장이 서면으로 손 부장판사를 제청한 지 열흘 만이다. 청와대는 제청 과정이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대법원장의 제청권뿐 아니라 대통령의 임명권 역시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에게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제청하면 대통령은 이를 기계적·수동적으로 받아들여 국회에 임명동의를 요청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어 "대통령이 제청된 인물을 적임자가 아니라고 판단한 상황에서 국회가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한다면 헌법질서와 체계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불필요한 갈등과 소모적인 정쟁을 막기 위해 제청 단계에서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이 일치하는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노 처장은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각자의 권한이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동안 관행적으로는 실질적인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조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도 이어갔다. 그는 "국민이 직접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했다면 대법원장도 그 대통령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조 대법원장이 불필요한 행정부와 사법부의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청와대가 헌법상 대법원장에게 부여된 제청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손 후보자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느냐"며 "대법원장이 헌법상 권한에 따라 후보자를 제청했는데 대통령이 마음대로 반대할 수 있다고 해석하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대통령에게 후보자를 추천하는 정도의 '건의권'으로 추락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청와대가 밝힌 '절차적 완결성'에 대해서도 "결국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 아니냐"며 "이는 헌법에도 없는 초헌법적 절차를 새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 대통령의 임명이라는 세 단계로 진행된다"며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대법원을 구성할 권한을 의미하고 국회 동의와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이 삼권분립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노 처장은 손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훌륭한 법관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앞서 구성된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들의 효력이 손 부장판사 제청과 함께 종료됐는지를 묻는 질의에는 "법령에 관해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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