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단공, 교육비로 전자제품 5억 '꿀꺽'...환수도 징계도 없었다

이승주 기자
2026.09.16 10:22

[the300]
산단공 자체조사 '맹탕' 결과에...산업부 "올해 특정감사 실시"
구체적 감사 계획은 없어..."권익위 추가보완 요구 없어" 해명

/사진=뉴시스

한국산업단지공단 직원들이 최근 5년 간(2020~2024년)간 교육훈련비를 통해 5억원 상당의 전자제품을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징계는커녕 환수 조치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산단공과 산업통상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받은 서면 답변에 따르면 지난해 권익위가 발표한 '교육비 부당집행' 실태조사에서 적발된 산단공 직원들에 대한 후속 조치가 어떤 단위에서도 이뤄지지 않았다. 산업부는 산단공에 대한 특정감사를 올해 안에 실시하겠다고 권익위에 보고했으나 구체적인 실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단공 '개인 교육훈련비 집행 관련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산단공 직원 493명에게 총 6억2437만원의 교육훈련비가 지원됐다. 이중 직원들이 취득한 전자제품값만 5억856만원에 달했다. 전자제품 품목에는 애플의 아이패드, 맥북, 아이폰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 LG전자의 그램 등 고가의 제품이 포함됐다.

교육훈련비는 임직원의 업무능력 향상 등 교육·훈련 목적으로 사용하는 예산으로 전자제품 등 개인 자산을 취득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산단공 직원들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 영어 회화 등 학습 콘텐츠에 고가 전자제품을 끼워 하나의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는 꼼수를 활용했다.

권익위는 지난해 실태조사에서 일부 자료 제출을 거부한 산단공에 대해 감독기관인 산업부가 감사 및 추가 조사를 통해 부당하게 집행된 예산 환수 및 문책 등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도록 통보했다. 산업부는 직접 감사에 나서는 대신 산단공이 자체 조사하도록 조치했다.

산단공은 지난해 9월4일부터 21일간 자체 조사를 실시했고 권익위의 지적과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사진제공=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한국산업단지공단 <개인 교육훈련비 집행 관련 조사 보고서>

산단공 감사실은 보고서에 코로나19 당시 원격근무 확대 등을 이유로 "패키지 교육(전자제품이 포함된) 허용에 일정부분 타당성이 인정된다", "적극 행정으로 인정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적었다. 담당자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결론 내렸다. 권익위에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에 대해선 금액이 정확히 구분된 자료를 확보할 수 없었던 점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 불이행에 관한 처분은 곤란하다'고 적시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산단공의 자체 조사 결과를 권익위에 전달하면서 '산업부 2026년 감사계획에 반영해 특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감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산단공에 대한 감사 실시 여부를 묻는 의원실 질의에 산업부는 '각 기관 자체 감사기구의 조사가 완료돼 권익위에 결과 회신을 완료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로부터 추가 및 보완 요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8대 연속 산업부 출신 OB가 산단공 이사장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산업부의 미온적 조치가 전·현직 간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권향엽 의원은 "산단공은 패키지 꼼수를 '적극행정'이라고 두둔하고 자료 미제출도 처분이 곤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산업부는 스스로 약속한 특정감사에 즉각 착수해 확인된 금액은 환수하고, 미확인된 금액의 집행내역도 직접 점검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73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CPTPP 가입 관련 향후 대응방향 등을 논의했다. 2026.8.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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