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미 투자 관련 정부의 국회 비공개 보고 내용이 불법 녹취·유포됐다며 고발 조치를 예고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이를 '간첩 행위'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장철민·오세희 등 산자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서 진행한 비공개 정부 보고가 불법으로 녹취됐고 그 내용이 언론에 유포·보도되는 참사가 벌어졌다"며 "국회법을 정면 위반한 불법 행위이자 국가의 대외협상력을 약화시키는 파렴치한 국익 훼손 범죄"라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 산자위와 재정경제위원회는 전날 정부로부터 대미 투자 관련 핵심 현안을 보고 받았다. 이번 보고는 한미 간 협의 조건 등 기밀 사안을 다루고 있어 국회법과 한미전략투자법 등 관련 규정에 의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그러나 회의 종료 후 비공개 보고 내용이 담긴 불법 녹취록이 기자단에 유포됐고, 이를 토대로 관련 세부 협상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이들은 "누가, 무슨 의도로 국회의 비공개회의를 불법 녹취했느냐. 국익마저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도대체 무엇을 위해 회의를 녹취하고 유포한 것이냐"며 ""국회 비공개 보고는 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국회와 정부가 책임 있게 논의하기 위한 것인데 이번 사태처럼 비공개회의가 불법적으로 유포된다면 앞으로 어떤 신뢰 속에서 보고를 받고 논의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국회의 감사 기능과 국정 운영 전반을 마비시키는 심각한 헌정 문란 행위"라며 "즉각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 불법 녹취와 유포를 자행한 범죄 행위자를 끝까지 추적해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며 "국회의 신뢰와 국익을 바로 세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해 싸울 것을 분명히 한다. 만일 불법 녹취 및 유포자가 국회의원으로 밝혀진다면 의원직을 즉시 내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자위 여당 간사인 장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불법 녹음이 이뤄지고 녹취록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관계는 확인됐다"며 "누가 녹취했고, 그 녹취를 누구에게 전달했는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당 차원에서 바로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국회법 위반 사유는 너무나 명백하고 외교상 기밀누설죄와 관련될 수도 있다"며 "국회 차원에서 법적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미협상 경과 및 결과 내용을 비밀리에 녹취해서 언론에 뿌렸다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상상할 수도 없고 용납할 수도 없는 일이다. 산업스파이와 똑같은 행태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야를 떠나 국회에 대한 자해행위이자 입법부 스스로 너무 창피한 일이다. 좋게 말해 산업스파이지, 거의 간첩 행위"라며 "옛날 같으면 국회 프락치 사건으로 다뤘어야 될 일이다. 소속 정당 차원에서 자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