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해도 '공동보유'로 간주하지 않도록 해 대량보유보고 의무(5%룰)를 완화하는 법안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된다. 특정 안건에 대한 일시적인 의견 교환·협의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따른 의결권 위임도 공동보유에서 제외한다. 기관투자자들의 공동 주주활동을 활성화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기업 입장에선 연기금 등의 경영 참여에 대한 대응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소속 김남근 의원은 이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기관투자자들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더라도 이를 공동보유로 보지 않고 대량보유보고 의무(5%룰) 적용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현행법은 본인과 특별관계자가 보유한 상장사 주식을 합산해 지분율이 5% 이상이 되면 대량보유 상황과 보유 목적 등을 금융당국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특정 현안에 대해 같은 방향으로 공동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공동보유자로 간주돼 대량보유 보고 의무가 발생했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주활동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공시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이 공동 활동의 제약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개정안은 기관투자자들이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공동보유자로 간주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여러 연기금 등이 기업 경영 현안에 대해 공동으로 의견을 내거나 의결권을 행사하더라도 각 기관의 지분이 5% 미만이라면 현행 5%룰에 따른 대량보유 보고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특정 안건에 대해 기관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거나 협의하는 경우도 공동 의결권 행사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통해 의결권을 위임하는 경우 역시 공동 의결권 행사로 보지 않는다. 다만 공동 의결권 행사가 기업의 경영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대량보유 보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도록 단서를 뒀다.
김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주관여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들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지배구조 개선 등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공동 대응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공동 의결권 행사가 공동보유로 해석될 수 있어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에 나서는 데 부담이 있었다"며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기업가치를 높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하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제계에선 우려도 나온다. 기업들은 기관투자자들의 공동 주주활동이 활성화될 경우 연기금 등의 경영 참여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염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주주관계 관리와 지배구조 대응 등에 추가적인 행정비용을 부담하거나 경영권 방어 수단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