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 후속대책 맡을 농지은행…매입 적체·예산 배분 도마

세종=이수현 기자
2026.10.14 11:14

[2026 국정감사]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시작 전 정회되고 있다. 이날 농해수위에서 야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붙인 손팻말 문구를 두고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정회됐다. 2026.10.7.

농지 전수조사 후속대책을 뒷받침할 농지은행의 매입 여력과 예산 배분 문제가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농지매입 대기물량이 전국 평균 13개월치에 달하는 가운데 정부의 정상화 대책에 따른 수요 변화까지 반영해 예산을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서 "농지은행 줄이 너무 길다"며 농지 전수조사 후속대책과 연계한 매입 수요·예산 산정 문제를 따졌다.

농지은행은 농지를 매입해 청년농 등에게 공급하거나 소유자로부터 농지를 위탁받아 임대하는 역할을 한다. 이날 질의에서는 전수조사 이후 농지를 매도하려는 수요와 기존 임대차를 정상화하려는 수요에 대응할 사업 여력이 쟁점이 됐다.

신 의원은 "5345㏊ 접수됐는데 매입 2000㏊ 정도 했고 3300㏊ 정도가 대기하고 있다"며 "매입률 37.9%에 13개월치 대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충북으로 가면 더 황당하다"며 "충북은 27개월 치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별 수요와 예산 배분 사이의 불균형도 지적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충북은 전국 대기물량의 13%를 차지하지만 예산 비중은 5.8%에 그쳤다. 반면 전남은 대기물량 비중이 8.2%인데 예산 비중은 15.1%였다. 신 의원은 "예산 비중 대비 대기가 충북에 이렇게 늘어난 것은 예산 배분에 실패했다는 증거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전수조사 이후 정부가 내놓은 특별조치법을 통한 정상화 방침이 농지매입 수요에 미칠 영향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지를 내놓았던 소유자가 후속대책을 보고 매도 의사를 바꿀 수 있는 만큼 기존 신청물량만으로 내년 수요를 추산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신 의원은 "특례법을 먼저 했어야 이런 혼선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며 "어떤 기준으로 어떤 물량을, 내년에 어느 정도 예산이 필요한지 계산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김인중 농어촌공사 사장은 "매입단가 차이에 대해 예산 편성과 집행 사이의 시차 때문"이라며 "예산편성 단가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해 주면 그런 문제가 안 생길 것"이라고 답했다.

지역별 적체를 줄이기 위한 예산 배분 방식도 손보기로 했다. 김 사장은 "내년도 예산 배정을 할 때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기준으로 올해 대기물량을 감안하겠다"며 "일부 예산을 유보했다가 신청량에 따라 추가 배정하고 지역 간 예산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수조사 과정에서 기존 임대차가 끊기는 문제도 제기됐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지 전수조사로 임차농의 영농 기반이 끊겼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며 "임대차계약이 해지돼 농지를 잃으면 실경작자의 생계가 위협받고 농지가 방치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느냐"고 물었다.

김 사장은 "농지은행에 임대를 위탁할 경우 기존 임대차 관계를 인정하도록 제도를 개편했다"며 "전수조사 때문에 임대차가 해지된다면 그 농가에 대해서는 농지은행 사업에서 최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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