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초광역특구 내 주 52시간 근로시간 특례와 관련해 기존 시행령 개정 검토를 주문한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시행령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기존 제도 개선으로 충분하다는 반론이 맞선다. 노동특례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초광역특구법 단일안 마련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초광역특구법 처리를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 설치안을 다음달 초 본회의에서 확정할 방침이다. 특구 내 주 52시간 예외 적용을 위한 노동특례를 담은 박상혁 의원 대표발의안과 이를 제외한 최기상 의원 대표발의안을 병행 심사하면서 노동계와 특례 확대를 요구하는 국민의힘 사이에서 절충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이 대통령의 시행령 개정 발언 이후 여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해졌다는 점이다. 기존 특별연장근로 제도의 개선만으로는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특별법에 특례를 명문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입법을 통해 명문화해야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않고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에도 불확실성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 활용되고 있는) 근로기준법상 특별연장근로제도를 유연화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는 노동특례 조항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대상 종합감사에서 "헌법 32조는 노동조건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해야 한다는 '노동조건 법정주의'를 규정하고 있는데 (초광역특구법은) 근로자와 서면으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한 부분이 포함됐다"며 "노동조건 법정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근로시간이라는 핵심 노동조건의 예외를 개별 근로자와 사용자의 서면 합의로 허용하는 방식이 헌법상 근로조건 보호 원칙에 부합하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당내 노동계 출신 인사들과의 이견 조율도 과제다. 민주당 지도부는 법안 발의 과정에서 노동계의 반발을 고려해 박상혁 의원안과 최기상 의원안을 각각 발의했다. 그러나 병행 심사를 앞두고도 당내 일각의 노동특례 반대 기류는 여전하다. 범진보 진영의 반발도 걸림돌이다. 진보당은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초광역특구법 발의 철회와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전날에는 양대 노총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특례 조항 폐지를 요구했다.
당내에서는 야당과의 협상에 앞서 노동계를 포함한 진영 내부 이견 조율부터 난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경우 기업들이 바라는 대로 첨단산업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근로시간 특례를 도입하고 주 52시간제 예외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특위의 2개 법안 병행 심사 과정에서는 박상혁 의원안(52시간 특례 포함안)이 기본이 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계와 야권 모두와 동시에 협상을 벌여야 하는 만큼 처리 시점은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