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국내 첫 번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발생한지 하루 만에 세 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한 후 메르스에 감염됐던 첫 환자와 2인실 같은 병실을 사용했던 환자다. 보건당국은 메르스가 가족 감염에서 병원내 감염으로 확대됨에 따라 환자가족과 의료진 64명을 격리조치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본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내 첫 메르스 환자와 같은 병실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76세 환자가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첫 환자의 부인(63)에 이어 국내 세 번째 메르스 환자다.
세 번째 환자는 지난 15~17일 첫 환자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었고 20일 오전부터 발열 증상을 보여 유전자검사를 한 결과 메르스 양성 판정이 나왔다.
국내 첫 번째 메르스 환자는 지난 12일과 13일, 14일 A동네의원을 찾았다. 이후 15일 병원급 B의료기관에 입원했다가 17일 퇴원했는데 16일 병원에서 세 번째 환자와 4시간 동안 2인실에 함께 입원했다.
이후 첫 환자는 17일 입원을 하기 위해 C병원 응급실에 갔지만 병실이 없어 근처에 있는 D의원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30분 정도 머무른 후 C병원을 찾아 20일까지 입원했다. 이날 당국에 신고가 들어와 20일부터 국가지정격리병상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본부는 세 환자 모두 국가지정 입원치료격리병상에 입원토록 해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과 리바벨을 이용한 치료를 했다.
첫 환자는 발열과 기침 증상을 호소하고 있으며 두 번째 환자는 37℃ 정도의 열만 나고 다른 기침이나 호흡곤란 증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세 번째 환자는 3가지 기저질환이 있지만 발열 외에 다른 기침이나 호흡곤란 증상은 없다.
추가 환자 발생에 따라 본부는 21일 낮 12시 질병관리본부장 주관으로 메르스 감염병 위기대응 전문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를 통해 감염병 위기대응 상황은 '주의단계'로 유지하되 대응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세 번째 환자의 경우 지역사회 전파가 아니라 병원 내 감염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현재의 위기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환자와 밀접접촉이 의심되는 가족과 4개 의료기관의 의료진 64명을 가택 격리하고 잠복기인 14일 동안 일일모니터링을 통해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환자와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접촉한 경우를 밀접접촉이라고 정의하고 있다"며 "환자의 가족 3명을 제외하면 엑스레이를 찍은 기사라든지, 환자에게 밥을 급식해준 급식요원, 의료인 등이 그 대상"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64명의 격리 대상자는 건강한 상태고 증상 역시 없다"며 "의료진의 경우 각 병원마다 처음 환자가 온 시기를 감안해 14일간 환자진료 등을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통상 감염병은 최대 잠복기의 2~3배 기간 관찰하도록 돼 있다. 첫 환자에게 증상이 발생한 것이 11일인 것을 고려할 때 앞으로 3~4주 정도는 추가 환자 발생 여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으로 본부 측은 판단했다.
양 본부장은 "중동지역을 방문했거나 매개체로 알려진 낙타와의 접촉이 있고 귀국 후 14일 내에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이상증상이 있을 경우 의료기관으로 방문해 해당 사실을 의료인에게 알려야 한다"며 "이 같은 환자를 진료한 의료인 역시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환자가 생긴 이래 전 세계 23개 국가에서 1142명의 환자가 발생해 이 가운데 465명이 사망했다.
메르스에 감염되면 38℃이상의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신부전 등 만성질환 혹은 면역기능이 약한 경우 증상이 더 심할 수 있다. 현재까지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명확한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모든 환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사우디아리비아를 비롯한 중동지역과 연관이 있다.
전체 환자의 약 90%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서 발생하고, 그 밖의 국가에서 발생한 환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여행 등을 통한 감염 사례로 확인됐다.
특히 해외여행이나 해외근무 등으로 중동지역에서 체류했거나, 낙타 시장 또는 농장을 방문하거나 낙타 체험프로그램 참여 등 낙타와의 접촉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