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국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새내기 새로배움터·OT)이 구설에 올랐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학생이 교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익명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커졌다. 결국 총학생회와 행사를 기획한 단과대 학생회장단이 공식사과까지 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25금 몸으로 말해요'라는 게임을 진행하던 중 제시어가 성적인 행위를 가리키는 단어가 나왔다. 이를 선배가 몸으로 표현하고 후배들이 정답을 맞춰야 했다는 것이다. 또 술자리에서는 동기 또는 선후배 남학생들과 신체 접촉과 함께 술을 마셨다고 했다. '3단계','4단계'라는 벌칙은 남학생의 무릎에 여학생이 앉아 술을 먹여주거나, 여학생이 남학생에게 업히거나 마주보고 술을 먹여주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대학 학생회가 열고 있는 신입생 환영회에서 강제추행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 강제추행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을 때 적용된다. 어떤 행위가 형사처벌이 되는지 사례를 소개한다.
'몸으로 말해요' 게임은 형사처벌 어려워
해당 사건의 '25금 몸으로 말해요' 게임에선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 출신 김광삼 변호사(법무법인 더쌤)는 "그 정도가 심각해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되는 것을 제외하면 언어나 시각적 행위로 불쾌감을 준 경우 처벌하는 형법 규정은 없다"면서 "학생들끼리의 일이기 때문에 직장 내 성희롱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봤다. 신체적 접촉이 없었으므로 강제추행죄는 적용될 수 없단 얘기다.
검사 출신 서원일 변호사(법무법인 전문)도 이 게임에 관해서 실제로 가해자에게 형사적인 책임을 묻기는 힘들다고 봤다. 그 이유로 "엘리베이터 안에서 피해자들을 칼로 위협해 꼼짝하지 못하도록 하고 자신의 자위행위 모습을 보여준 경우 신체 접촉 없이도 강제추행을 인정한 판례가 있지만 예외적"이라며 "이 경우는 게임으로 성적인 행위를 흉내내고 정답을 맞추라고 한 정도이기 때문에 강제추행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칼로 위협해 그 행위를 보도록 강요하지 않은 이상 강제추행을 적용할 수는 없단 해설이다.
술게임 과도한 신체 접촉은 강제 추행에 해당
그렇다면 술자리에서 게임으로 신체접촉과 함께 술을 마신 행위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술자리에서 게임을 하다 신체적인 접촉이 과도했다면 그것은 강제추행"이라며 "강제추행은 폭행·협박의 정도가 약해도 인정되기 때문에 선후배가 있는 강압적인 술자리 분위기에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적 접촉이 있었다면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변호사는 술자리 게임 등을 계획하거나 강요한 선배들에 대해 "법적으로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하면 강요죄가 적용될 수 있다"면서도 "강요죄는 형량이 상당히 무겁기 때문에 당시 오티 분위기가 강압적이었다는 것만으로 적용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선배들에게 관련 형사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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