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 신입생 김모씨(19·여)는 개강 1주일만에 4차례의 술자리를 가졌다. 반드시 참석해야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다만 선배와 동기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무리해서 모든 일정에 참석했다. 대학 생활 시작부터 '아싸'(아웃사이더)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학 새내기의 3월은 바쁘다. 공식 '오리엔테이션'(OT)뿐 아니라 '단합대회'나 '신입생환영회' 등의 모임으로 다이어리가 빼곡하다. 행사의 이름만 다를 뿐 모이는 사람은 거기서 거기. 대부분 술자리로 이어진다. 그러나 웬만하면 빠지지 않으려는 게 새내기들의 마음이다. '아싸 되지 않기'가 3월의 최대 미션이기 때문.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김씨는 "입학도 하기 전부터 단과대·과별로 모임이 워낙 많았다"며 "나중에 소외감을 느낄까 걱정이 돼 모두 참석했다"고 말했다. 술자리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도 상당하다. 김씨는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 늦게까지 집에 못 갔다"며 "수도권의 집까지 1시간 30분이 걸리다 보니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음주 사고도 빈번하다. 대부분 새내기들이 막 성인이 돼 자신의 주량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술에 취해 이른바 '필름이 끊기는' 건 통과의례고, 과도한 음주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도 매년 끊이지 않는다.
반면 최근에는 캠퍼스에 '자발적 아싸'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학과와 동아리 등 대학 내 대표적 '집단' 문화에서 벗어나 비주류를 스스로 선택하고 있는 것.
올해 한양대 2학년 재학 중인 나모씨(20)는 "처음에는 '인싸'(인사이더: insider)로 지냈지만 인싸로 살려면 친구들과 몰려 다녀야 해서 돈이 많이 들었고 공부할 시간도 적었다"며 "어느새 친구들을 멀리하다 보니 아싸가 됐는데, 어차피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 지금이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주의 문화 확산으로 새내기 때부터의 '자발적 아싸'에 대해 "쿨하다"는 긍정적 시각도 늘었다.
그러나 '자발적 아싸'가 대학생들의 능동적인 선택이라기보다는 저학년 때부터 '경쟁'에 내몰리는 각박한 대학사회의 단면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 학자금 부담과 생활고 등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이 가장 밀접해야 할 대학 내 구성원들과의 소통 대신 1학년 때부터 '학점·스펙 쌓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단체와 모임이 중요시되는 현상은 신입생일 때만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1년만 지나도 단체 문화를 피곤해하는 개인주의적 경향이 묻어나면서 자발적 '아싸'를 선택하는 개인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16학번 새내기 용어설명
*아싸='아웃사이더(Outsider)'의 줄임말. 학과 선·후배 동기들과 어울리지 않고 독립적인 대학생활을 영위하는 학생들을 일컫는 말. 개강 직후인 3월에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OT, 신입생 환영회, MT 등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학과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따돌려지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비효율적인 단체생활을 거부해 '자발적 아싸'를 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반대말]인싸'(인사이더: insider)[유의어]과싸((과 아웃사이더)[예문]"아싸라서 혼자 밥 먹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