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품격있어"…'성희롱' 영관급 장교 전역 처분 정당

한정수 기자
2016.04.18 06:00

자신보다 20세 어린 부하 장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몰래 촬영까지 한 영관급 장교에 대해 강제 전역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호제훈)는 육군 한 보병사단에서 근무하던 중령 A씨가 "전역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국방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1993년 임관해 2012년 중령으로 진급한 A씨는 2013년 12월부터 육군의 한 보병사단에서 복무했다. 그는 이듬해 12월 성군기 위반 등 이유로 강등의 징계처분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3월 전역 처분을 받았다.

당시 육군본부 전역심사위원회는 "(성군기를 위반한) A씨가 고급장교로서 품성과 자질이 부족해 더이상 군인으로 임무가 불가한 점, A씨가 계속 복무하면 부하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전역 명령 이유를 설명했다.

유부남인 A씨는 2014년 6월 부하 장교인 B씨의 손금을 봐준다며 손을 잡고 "왕년에 이렇게 여자들 손을 많이 잡았지"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볼링을 가르쳐준다며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거나, 술자리에서 허벅지를 만지기도 했다. 또 B씨에게 "다리가 품격이 있어"라고 말하고 부대 행사가 있을 때 몰래 휴대폰 카메라로 B씨를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A씨는 2014년 3월부터 11월 사이 업무시간과 늦은 밤 등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예쁘다", "귀엽다", "프로필 사진을 보니 연예인을 닮았다", "어깨를 살짝 드러내니 분위기가 묘하다" 등 외모에 관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 "사랑스러운 XX야"라는 호칭을 80차례 사용하고, B씨가 교육으로 사무실을 비우자 "네가 없으니 사무실이 텅 빈 것 같아 마음이 허전하다" 등의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자신의 행위로 B씨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지 않았고, B씨의 허벅지를 만진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부하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관심과 애정의 표시 정도로 보기 어렵고, B씨가 A씨의 행동에 상당한 심적 부담감을 느껴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B씨도 호감을 표현했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B씨가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은 A씨만큼 적극적이지 않고 사무적 말투로 응대한 경우가 많아 B씨가 호감을 느껴 A씨의 행동을 용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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