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경찰이 순경·간부후보생 공채 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2년까지 임용을 유예하는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공식 검토에 착수했다.
현재 공채로 임용되는 공무원 가운데 경찰만 유예제도가 적용되지 않아 대학 재학 중 시험에 합격할 경우 학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자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이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강신명 청장은 최근 경찰공무원 임용유예제도와 관련, "현장 인력수급 문제 등 유예제도 도입 시 발생 가능한 문제점과 그에 따른 대책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라"고 실무부서에 지시했다.
강 청장은 "현재 간부후보생·순경 공채시험 합격자 중 상당수가 대학교에 재학 중이지만 임용유예제도가 없어 대부분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등 졸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 임용유예제도는 학업, 군 입대, 6개월 이상 장기요양이 필요한 질병, 임신·출산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 2년까지 임용을 미룰 수 있는 제도다.
1979년 일반 공무원을 비롯해 소방 공무원도 적용받고 있지만, 경찰은 '치안 공백'을 우려해 해당 제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도 인력이 부족해 치안활동에 애를 먹는데 개개인의 사정을 고려해 임용을 미뤄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순경공채나 간부후보생으로 합격한 대학생들이 학업을 접는 사례가 매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학사 학위가 있으면 재직 중 승진 심사에서 가산점(0.2점)을 받기 때문에 임용 후 다시 학위를 따기 위해 방송통신대학 등에 입학하는 등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도 경찰에 제도 개선을 권고하기 위해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권익위는 지난 9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경찰합격=대학중퇴 어떻게 생각하세요'를 주제로 오는 26일까지 국민 설문을 받고 있다. 설문결과를 토대로 권익위는 경찰과 협의를 거쳐 제도 도입을 권고할 예정이다.
임용유예제도를 도입하려면 경찰공무원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임용유예제도를 도입할 경우 예상되는 인력공백과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검토해야 한다"며 "도입 범위와 시행령 개정 등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마다 2~3차례 진행되는 경찰 공채엔 약 2000~3000명을 선발하는 차수마다 6만명 가량이 응시, 20~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임용유예제도가 도입되면 응시연령이 낮아지고 응시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 경찰관련 학과, 법행정학과 학생들이 더 많이 응시해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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