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는 국가백년대계의 근본인 교육의 기틀을 바로잡고 우리 사회의 큰 병폐로 문제되고 있는 과열 과외 현상을 근절하기 위해 교육정상화 및 과열과외해소방안을 만들어 시행에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국영기업체 임직원을 포함한 모든 공직자와 기업인, 의사, 변호사 등 사회지도급 인사들은 솔선수범해 자녀에 대한 어떤 형태의 과외공부도 금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를 위반하는 공직자는 사회정화 차원에서 공직에서 물러나게 할 것이며 기타 지도급인사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공사립 학교에 재직하는 모든 교수와 교사의 과외수업행위를 일체 금지하며 위반자는 교직을 떠나도록 할 것입니다. 사설학원의 중고등학교 재학생 수강을 금하며 이를 위반하는 학원에 대해선 인가취소 등 제재조치를 가할 것입니다.
1980년 7월30일 전두환 신군부의 '7·30 교육개혁조치'가 내려졌다. 이 중 하나가 과외 금지 조치다. 과외 과열로 계층간 위화감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과외금지조치가 실시됐다.
이에 따라 학교 밖에서의 과외수업은 일체 금지됐다. 미인가된 교습자와 과외를 시킨 학부모는 명단을 공개해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직장인인 경우 면직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과외를 받은 학생은 입시자격을 박탈하고 형사 입건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과외 금지 조치가 발표된 다음날인 8월1일 학원가에는 수강료를 환불 받으려는 학생들로 혼잡을 빚었다. 그동안 비싼 과외비에 등골이 휘었던 부모들은 박수를 쳤다.
하지만 당장 가난한 대학생들은 생활비와 학비 조달이 어려워졌다. 주 2~3회(1회당 2시간)에 10만~15만원 정도를 쉽게 벌 수 있었던 과외 아르바이트를 잃은 학생들은 빨래·허드렛일 등 잡일부터 원서 번역, 대서, 대리출장, 가맹점 할인 판매, 어린이 봐주기, 집 봐주기, 이삿짐 운반 등에까지 손을 뻗었다. 그리고 이들이 받는 수당은 시간당 500~1000원 정도. 그나마도 자리가 부족했다.
당시 서울대학교에선 "학생들이 등록금인상과 과외교습금지 조치로 학비와 용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사회에서 전문직이 아닌 분야에 학생들을 많이 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나는 못 배웠지만 내 자식만은 가르치겠다'는 부모들의 교육열은 음성적인 비밀 불법 과외를 만들어냈다.
위험 부담이 커진 만큼 과외비는 기존보다 껑충 뛰어 주 2~3회(1회당 2시간) 교습에 월 30만원이상까지 치솟았다. 당초 취지와 달리 오히려 일부 특권층 자제들만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불법 비밀과외가 성행하는 가운데 가난한 대학생들의 생활난과 학비 조달의 어려움을 덜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확대됐다.
결국 과외 금지 조치가 내려진 지 8년여만에 정부는 부분적 과외를 허용키로 했다. 대학생이나 인가된 학원 강사은 교습행위를 가능하도록 한 것. 돈이 없어 학업을 중단한 대학생들이 정부에 대한 반항심을 갖게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 좌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책이기도 했다.
나머지 허가받지 않은 이들의 과외 행위는 처벌을 받도록 했지만 이는 과외 열풍 현실에서 사문화됐다. 대학교를 졸업한 직장인이나 주부들은 과외를 부업으로 삼아 일했는데 본업보다 벌이가 좋은 경우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