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에 내쳐진 검사, 특검으로 복귀…복수전?

이태성 기자
2016.12.01 16:03
윤석열 검사. /사진=뉴스1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55·연수원 23기)가 최순실 의혹 특검팀 수사팀장을 맡게 됐다. 박근혜 정권에 찍혀 밀려났던 검사가 특검에 합류해 복귀전을 치르게 된 셈이다.

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윤 검사는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근무했던 '잘나가던' 검사였으며 위아래 사람 모두로부터 신임이 두터웠다고 한다. 박영수 특검과는 중수부에서 호흡을 맞췄다.

윤 검사의 인생은 2013년 국가정보원의 정치·선거개입 사건을 수사하며 급변했다. 그는 그해 10월 수사 진행에 이견이 있던 상관에게 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하고 압수수색한 뒤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고 국정감사장에서 폭로했다.

윤 검사는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야당을 도와줄 일이 있냐"며 "수사를 계속 하려면 내가 사표를 낸 뒤 하라며 크게 화를 냈다"고 말했다. 또 "수사 초기 부터 외압이 심각해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체포한 국정원 직원을 풀어주고 압수물을 돌려주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윤 검사는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도 외압의 실체로 지목했다.

이 일로 윤 검사는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지방으로 발령이 났다. 지시불이행이 징계 사유였지만 '박근혜 정권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미 같은 일로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이 낙마했기 때문에 이같은 평가는 당연한 것이었다. 윤 검사는 이후 여주, 대전 등 계속 지방검찰청을 떠돌았다.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뒤 여론은 윤 검사를 주목했다. 정권에 찍혀 불이익을 봤던 검사가 이번 사건을 수사해야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채 전 총장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같은 선상에서 이뤄졌다. 국민들이 두 사람의 '복수전'을 원했다.

그러나 윤 검사는 당초 특검 합류 요청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검사는 지난달 2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난 이미 이번 정권 초기에 칼을 들어 (박 대통령에게) 상처를 낸 사람"이라며 "비록 지금 지방 고검을 떠 다니고 있지만, 정권의 힘이 다 떨어진 이런 상황에서 또 같은 대상을 놓고 칼을 든다는 건 모양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박 특검의 요청에도 윤 검사는 여러차례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특검은 이날 취재진에게 "(윤 검사가) 어제까지만 해도 사양했지만, 여러 차례 같이 일을 해봐서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후배기 때문에 내가 강권했다"면서 "(정치권에서 공세가 들어오면) 수사로 말하면 된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특검팀 자격으로 꼽은) 의지와 사명감을 갖고 파헤치는, 끈기와 분석력이 있는 사람에 윤 검사가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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