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忍, 忍, 忍' 평화촛불, 탄핵 불발→민심 폭발 가능성

김평화 기자
2016.12.04 07:36

전국 232만 시위대, 또 한번 '평화시위'…9일 탄핵안 부결되면 인내 한계치 넘을수도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일대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날 행진은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100m 앞 지점까지 이뤄졌다. 2016.12.3/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질서 있는 분노다. 성난 민심은 또 참았다. 한 주 만에 '단군이래 최대시위'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웠지만 평화시위 기조는 굳건히 이어갔다.

서울에서만 무려 170만명(주최측 추산)이 거리로 쏟아졌지만 연행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기적 같은 평화시위가 유지되고 있지만 최대 분수령은 다음 주말이다. 9일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관건이다. 만약 부결된다면 시민들의 분노가 인내의 한계치를 넘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3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범국민행동'(6차 촛불집회)을 열었다.

퇴진행동과 경찰 등에 따르면 3일 밤 9시30분 기준 연인원 232만명(주최측 추산)이 전국에서 촛불을 밝혔다. 광화문 일대에만 170만명이 모였다.

특정 시점, 정해진 공간에 최대 인원을 보수적으로 세는 경찰 추산으로도 이날 저녁 7시10분 기준 광화문에만 32만명, 지방 10만4000명 등 전국 42만4000명이 모였다. 전국 190만명(서울 150만명, 지방 40만명)이 모여 역대 최대였던 지난주 기록을 불과 한 주 만에 새로 썼다.

경찰 연행자 수는 이번에도 '0'명이다. 앞서 열린 1~3차 촛불집회까지는 총 2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응하거나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였다. 3주째 연행자가 없다는 것은 평화 시위가 정착됐다는 뜻이다.

이날 청와대를 둘러싸는 '포위행진'도 평화시위 덕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법원은 3차 촛불집회 때 처음으로 청와대 인근 행진을 허용했다. 청와대로부터 900m 거리까지였다. 이 거리는 4차 집회에서 400여m, 5차에서 200m, 6차에서 100m까지 짧아졌다. 법이 허용하는 가장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을 허용한 것이다.

법원의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잇따라 열린 집회에서 폭력 사태가 없었다는 사실이 작용했다.

외신도 앞다퉈 보도할 정도로 수준 높은 평화시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변수는 9일로 예정된 탄핵안 처리 여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8일 국회에서 보고할 예정이다.

9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지만 가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0명 이상의 국회의원이 찬성해야 하지만 캐스팅보트를 쥔 새누리당 비박계가 '4월 퇴진론'에 흔들리면서 계산이 복잡해졌다.

표결 다음날인 10일에는 7차 촛불집회가 예정됐다. 탄핵소추안이 부결될 경우 시민들의 태도가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3일 밤 청와대 인근 행진에는 횃불 200여개가 등장했다. 촛불로는 국민들의 뜻이 반영되기에 부족하다는 민심이 반영됐다.

이날 시위에 참가했던 직장인 이모씨(30)는 "탄핵마저 불발된다면 무기력증이 심해지고 분노를 참기 힘들 것 같다"며 "시민들이 더 이상 가만히 평화시위만 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임모씨(41)는 "시민들은 충분히 참고 또 참았다"며 "국회가 탄핵안마저 부결시킨다면 주권자로서 보다 더 강력한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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