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별 심리 불가…대통령 답변서 안와도 예정대로 진행"

박보희 이경은 기자
2016.12.12 15:47

[the L]

배보윤 헌법재판소 공보관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 준비와 관련한 첫 재판관회의 내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에 본격 착수했다. 수명재판관을 정해서 재판준비 절차를 담당하도록 했다. 또 탄핵소추의결서에 기재된 탄핵 사유는 모두 심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배보윤 헌재 공보관은 12일 "(박 대통령) 답변서를 제출받은 후 수명재판관을 지명해서 준비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변론기일 등은 오는 16일 박 대통령 측의 답변서를 받은 이후 정해진다. 다만 박 대통령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준비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국회와 법무부에는 이날 이해관계기관 의견 조회를 요청했다.

◇"심판절차 효율적 진행 위해 심판준비절차 시행"

재판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40분간 재판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페루 헌법재판소를 방문 중인 김이수 재판관을 제외한 8명의 재판관이 참석해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한 절차와 재판기일 지정, 진행방법 등을 논의했다.

이날 재판부는 심판준비절차를 진행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헌법재판소법 제11조는 심판절차를 효율적이고 집중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할 필요가 있을 때 심판준비절차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 이때 재판장은 재판부에 속한 재판관을 수명재판관으로 지정해 심판준비절차를 담당하게 할 수 있다.

변론 시작 전에 심판준비를 담당할 수명재판관은 다음주 중 주심 재판관을 포함해 3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20명 내외 헌법연구관으로 구성된 탄핵심판 집중연구팀도 구성한다. 배 공보관은 "변론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변론 준비절차를 갖겠다는 것"이라며 "준비절차 기일 등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회와 법무부에 요청한 이해관계기관 의견 조회에 대해서는 "관련기관에 입법 취지와 이유, 구체적인 시행 사안 등 법률적 의견을 구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수명재판관들은 변론을 시작하기 전에 쟁점을 정리하고 당사자들간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배 공보관은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는 준비절차를 따로 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은 쟁점이 많아서 준비절차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은 지난 9일 탄핵소추의결서를 제출하며 "헌법위반 5개, 법률위반 8개, 등장인물만 50여명에 달한다"며 "헌재가 빠른 결과를 내놓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별 심리는 불가능…청구사유 모두 심리해야"

배 공보관은 탄핵사유를 선별해서 심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제기한 "헌재가 탄핵소추의결서의 핵심 쟁점을 선별 심리하면 신속한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대한 반박이다.

그는 "탄핵소추의결서에 청구된 탄핵심판 사유는 모두 심리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일부만 심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준비기일에 당사자들이 합의해서 중복되는 사안들을 모으는 등 정리할 수는 있지만 헌재가 일방적으로 '심리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정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배 공보관은 "핵심적 사안만 판단하면 신속히 처리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다"며 "이는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심리한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모든 사안을 심리한 후 결정문을 쓸 때 기술적으로 이를 반영해 작성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청구된 모든 사안을 심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청구된 모든 사유를 심리해야 하기 때문에 결론을 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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