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범죄 피해로 부대를 옮긴 20대 여성 부사관이 새 부대에서도 직속 상관에게 성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JTBC '사건반장'은 지난 2일 방송에서 20대 육군 부사관 A씨의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임관한 그는 자대 배치 6개월 만에 남성 상관으로부터 성추행과 폭행을 당했다.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자해까지 했지만, 오랜 꿈이었던 군인의 길을 포기할 수 없었다. 1년 휴직 끝에 복직한 그는 2024년 11월 타 부대로 전출했다.
A씨는 부대 선임인 남성 행정보급관의 도움으로 새 부대에 적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입 10개월만인 지난해 9월 악몽이 재현됐다. 설명해줄 일이 있다며 A씨 집을 찾아온 행보관은 당시 수면제를 먹고 잠들어 있던 A씨를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했다.
A씨는 '사건반장'에 "수면제를 먹고 잠들어 있었는데 깨어보니 상관이 알몸으로 제 위에 있었다. 저도 옷이 벗겨진 상태였다. 처음에는 수면제를 복용한 상태라 제 기억을 의심했다. 하지만 집 안 홈캠(가정용 폐쇄회로TV)에 행보관의 알몸이 촬영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곧장 화장실로 피신해 군 간부 단체 대화방에 "집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집으로 와 달라"고 구조를 요청했다. 행보관은 현장에서 간부와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행보관은 경찰 조사에서 "신체를 만지고 성관계 시도만 했다"고 주장했지만, 헌병은 해바라기센터 DNA 검사 결과와 홈캠 영상을 근거로 행보관을 '군인 등 준강간' 혐의로 군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사건 후 다시 휴직해 정신과 입원 치료를 받았다. 현재 공황장애와 스트레스성 원형탈모 등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휴직으로 월급이 줄어 병원비와 생활비 부담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부대 내부에서 A씨에게 2차 가해를 한 정황도 포착됐다. A씨는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부대에 보고한 뒤 한 상관으로부터 '언론 플레이하지 마라'는 식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첫 부대에서 성추행을 당한 뒤 부대도 옮기고 이름까지 바꿨는데 또 이런 일을 겪었다"며 "이제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두렵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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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금 전역하면 사건까지 흐지부지 끝날까 봐 군을 떠나지도 못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가해자가 처벌받고 사건이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군인등준강간죄가 적용된 사안으로 DNA 결과도 확보된 만큼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사건이 발생한 지 10개월이 지났는데도 진척이 더딘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