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 먹고 여행가고…'혼설족' 명절나기

이슈팀 박가영 기자
2017.01.28 06:23

싱글족 늘며 명절 풍경 변화… 나홀로 여행, 1인 명절 차례상, 편의점 명절 도시락도 인기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 사진=머니투데이DB

#직장인 A씨(29)는 입사 초 돈을 모아 평소 좋아하던 여행을 마음껏 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간이 있으면 돈이 부족하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다'는 말을 절감했다. 1년에 열흘가량 휴가를 쓸 수 있지만 회사 분위기상 주어진 휴가를 모두 쓰긴 어렵기 때문. 이런 A씨에게 명절 연휴는 여행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올해도 A씨는 설 연휴 시작과 함께 가까운 해외로 '혼행(혼자여행)'을 떠났다. 벌써 8번째 명절 혼행이다.

1인 가구 520만 시대. 싱글족 증가로 가족 형태가 바뀌면서 명절 풍경도 급변하고 있다. 온 가족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즐거운 명절’로 그려졌으나 최근에는 A씨처럼 홀로 ‘즐거운 명절’을 보내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모바일 마케팅 플랫폼 기업 NBT가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17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7년 설 계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 연휴에 고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6.3%로 절반을 약간 넘어섰다.

여행을 떠나 휴식을 취하려는 사람도 늘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인천공항 이용객은 87만명(하루 평균 17만5111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지난해 설 대비 10.8% 증가한 것으로 역대 설 연휴 기간 중 가장 많은 인파다.

집에서 여유를 즐기는 이들도 있다. 취업준비생인 최윤석씨(26)는 "취업을 준비하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데 이번 연휴엔 집에 혼자 남아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영화들을 모아서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취업하라'는 친척들 잔소리 대신 설 특선 영화, 맥주와 함께 하는 명절이 더 즐거울 것 같다"고도 했다.

편의점 업계가 명절을 맞아 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을 위해 설 명절 도시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 사진=박가영 기자

편의점 업계는 명절 ‘혼밥족’ 잡기에 나섰다. GS25, 미니스톱 등 편의점은 혼자 명절에 밥을 먹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설 명절 도시락을 잇따라 내놨다. 5000~6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명절 음식을 맛 볼 수 있어 매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이주형씨(31)는 이번 명절에 고향 집에 가지 않기로 했다. 혼자 보내는 설 연휴지만 명절 기분을 내고 싶었던 이씨는 집 근처 편의점에서 미리 명절 도시락을 예약했다.

이씨는 “명절 음식은 많은 재료가 필요해 혼자 사는 사람 입장이 직접 만들어 먹기 부담스럽다”며 “명절에 문 닫는 음식점이 많아 걱정했는데 편의점 도시락으로 간편하게 명절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