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 착수 이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최종 타깃으로 삼고 90일간 분투를 벌였으나 끝내 '세월호 7시간 행적'은 밝혀내지 못했다. 대신 박 대통령이 2013년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비선 의료진'에게 모두 8차례 미용시술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은 6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세월호 사건 당일 행적과 비선 진료 범행을 연결지어 확인 작업을 벌였으나, 2014년 4월 15일 저녁부터 4월 16일(사건 당일) 오전 10시쯤까지 불법 미용시술을 받았는지 여부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 압수수색과 대통령 대면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구체적 규명에 한계가 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검은 "비선 의료진이 청와대로부터 사전에 연락을 받고 출입하지 않았던 사정에 비춰 세월호 사건 당일에도 미용시술 가능성을 조사할 필요가 있었으나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수사결과 발표 자료에 주사 바늘로 추정되는 자국이 박 대통령 얼굴에 새겨진 사진을 담았다. 한 방송사 보도 화면을 캡처한 것으로, 세월호 사건 전날인 2014년 4월 15일에 없던 흔적이 2014년 4월 17일과 21일에는 나타났다며 미용시술에 대한 의문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다만 특검은 박 대통령이 2013년 3월부터 같은 해 8월까지 피부과 자문의를 지낸 정기양 연세대 교수에게 3회에 걸쳐 필러, 보톡스 시술을 받았고 이듬해 4월부터 지난해 7월 사이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 원장에게 5차례에 걸쳐 보톡스, 더모톡신 등 시술을 받았다고 결론 내렸다. 김 원장의 경우 대통령의 자문의가 아닌데도 최순실씨(61)와의 인연을 계기로 '보안 손님'으로 청와대를 수시로 들었다.
특검은 세월호 사건 당일에도 박 대통령이 비선 의료진 중 한 사람에게 미용시술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하고 관련자 조사,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 성형외과 전문의에 사실조회 요청 등 절차를 밟았으나 구체적인 의혹을 규명하지 못했다.
우선 사건 당일 정 교수는 학술대회 참석차 광주에 머물고 있었고, 김 원장의 경우 당시 골프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도 환자 진료를 본 뒤 골프장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김 원장을 둘러싸고 불거진 '알리바이 논란'을 확인하기 위해 필적 감정을 의뢰했으나 판정불가 판명을 받았다. 세월호 사건 당일 김 원장의 차트상 서명이 평소와 달랐다는 데서 불거진 의혹이다.
아울러 특검은 세월호 사건 당일 대통령의 메이크업과 머리 손질을 담당했던 정모 자매에게도 시간대별 동선을 확인했으나 메이크업과 머리 손질은 오후 20~25분 내에 마무리됐다고 결론 내렸다.
특검은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청와대가 압수수색 영장을 거부해 관저 출입 내역을 확보하지 못했고,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도 이뤄지지 않아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재차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특검은 박 대통령이 최씨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배제명단)' 작성·관리자들의 공범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같은 사실은 최씨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등을 기소할 당시에도 드러난 바 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최씨와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모두 433억원을 뇌물로 받으려 약속했다(뇌물수수)고 결론 내렸다. 또 KEB하나은행 본부장 승진 임명과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과 최씨가 모두 관여했다고 확인했다. 블랙리스트의 경우 문건 관리뿐만 아니라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에 사직을 강요하는 등 공무원의 인사에도 박 대통령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특검은 박 대통령의 이 같은 혐의점을 확인했지만, 조건부 기소중지 처분을 하지는 않았다.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추가 입건하기만 했다. 특검은 관련 사건을 모두 검찰에서 처리하도록 기록 일체를 인계했다. 향후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강도는 조만간 가려질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