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최대 억새습지 '사자평' 가뭄에도 하천에 물이

뉴스1 제공
2017.07.23 12:05

육지화 마을 복원사업 본격…생물다양성 높아져

(밀양·울산=뉴스1) 박정환 기자 =

밀양 재약산 사자평 습지 모습. 국내 최대 억새 군락지로 꼽히는만큼 억새가 우거져 있다. © News1 박정환 기자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가 사자의 갈기 같지 않습니까. 저 곳이 '사자평'이라고 불린 유래가 됐지요."

지난 20일 노기현 낙동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과장은 경남 밀양 재약산에 위치한 사자평 습지를 바라보며 열띤 설명을 했다. 해발 700m에 위치한 사자평 습지는 규모만 58만7000㎡ 크기로 국내 최대 산지습지, 억새 군락지로 꼽힌다.

<뉴스1> 은 이날 오후 환경부와 함께 직접 사자평 습지를 찾았다. 지난 2013년부터 진행된 사자평 복원사업의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서다. 육지화로 해마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습지의 억새 군락지는 널리 퍼져있어 건재함을 드러냈다.

노 과장은 "이곳 일대는 원래 군사 작전도로였고 등산객 출입 등으로 주변 훼손이 상당히 심각했다"며 "지난 2012년부터 복원 계획을 수립해 2013년부터 복원사업을 한 뒤 계속 모니터링을 했고 그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사자평은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이곳에 스키장을 만든다며 산을 다 태우기 전까지는 수림이 무성했다고 한다.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기암괴석 위 주암계곡과 장대한 바위봉이 장관이지만 무엇보다 드넓은 억새 습지가 단연 최고다.

환경부는 지난 2006년 사자평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삵, 담비, 하늘다람쥐의 서식으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1960년대 설치된 인근 군사작전도로가 계속해서 유실됐고, 최근까지 등산객 출입에 잦아 육지화 우려가 상당했다.

이를 막기 위해 복원사업이 시작됐다. 데크(deck) 등을 이용해 등산로에 생태탐방로를 설치했고 배수로를 정비해 빗물, 물길 등이 습지로 모이게 했다. 이 과정에서 관계기관, 생태복원 전문가, 인근에 위치한 사찰인 표충사, 환경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반영됐다.

복원사업 이후 2년째, 사자평 습지는 예전처럼 물이 풍부해지는 등 습지 모습을 되찾았다. 또 진퍼리새, 골풀 등 습지식물의 서식면적이 늘어나고 일부 구간에는 잠자리, 물방개류 등의 서식지가 새로 조성되는 등 습지 내 생물다양성도 높아졌다.

복원된 사자평 습지. 국내 산지습지로는 유일하게 하천이 있다. (환경부 제공) © News1

극심한 가뭄이 계속됐던 지난 5~6월에도 변함없이 수량은 그대로 확보됐다. 실제로 사자평 내부에 연결된 길을 따라가보니 중심부에는 작은 하천이 흐르고 생태계가 형성돼 있었다. 노 과장은 "산지 습지에 하천이 형성돼 있는 것은 사자평이 유일하다"며 "가뭄에도 건재할만큼 습지 보존이 잘 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습지 복원이 진행된 곳은 사자평 습지뿐만은 아니다. 울산 울주군 삼동면 정족산에 위치한 무제치늪 역시 육지화와 건조화 현상으로 지난해부터 복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면적이 18만4000㎡에 달하는 무제치늪은 약 6000년 전에 생성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습지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곳 역시 주변 탐방로의 영향으로 토사유입이 되는 등 위기를 맞았다. 무제치늪은 멸종위기종인 꼬마잠자리의 서식지로 지난 2010년 30마리까지 발견됐지만 지난해 8마리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습지 내에 골풀 등 습지식물을 심고 물이 흐르는 곳에 나무로 만든 가로막을 설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복원사업이 진행됐다. 그 결과 지난 5월 습지에서 꼬마잠자리 유충 800여마리와 총 34마리(암컷 12마리, 수컷 22마리)의 성충이 발견되기도 했다.

환경부는 앞으로도 국내 대표 습지인 사자평과 무제치늪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송형근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사자평 고산습지와 무제치늪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습지복원 효과를 검증해 국내 최고의 자연자원 보금자리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무제치늪에서 촬영된 꼬마잠자리 성충 (환경부 제공) © News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