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세종·제주 등의 자치경찰제 시범 도입을 앞두고 검찰도 내부적으로 '자치검찰제'(지방검찰제)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자치검찰제가 도입되면 국가검찰로 일원화돼 있던 검찰조직은 창설 후 처음으로 중앙정부 직속 국가검찰과 지방검찰로 나뉘는 변화를 맞게 된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22일 "자치경찰제가 실시되면 검찰에 대해서도 자치검찰제 도입 요구가 커질 것"이라며 "현재 검찰 내부적으로 자치검찰제 도입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대검-고검만 국가검찰 존속…지검 이하 자치검찰화
자치검찰제란 중앙검찰에서 독립된 각 지역별 검찰청이 직무수행에 대해 최종적인 권한과 책임을 지는 제도다. 검찰은 대검찰청-고등검찰청-지방검찰청으로 일원화된 지금의 검찰조직을 쪼개 대검과 전국 6곳 고검(수원고검 포함)만을 국가검찰조직으로 남기고, 각 지방검찰청의 경우 자치검찰로 개편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방안을 자치검찰제를 구상 중이다. 검찰은 자치검찰제 도입시 미국처럼 주민이 지방검찰청장을 뽑는 '검사장 직선제'가 실시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이 자치검찰제 도입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내년부터 시범 도입되는 자치경찰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자치경찰제란 기존 국가경찰과 별도로 시장이나 도지사가 관내 경찰의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안 체계를 직접 관리하는 제도다. 2019년 서울과 세종, 제주에서 시범 실시되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자치검찰, 정치적 독립성 강화 vs 토호 유착 우려
자치검찰제가 시행되면 정치권력으로부터 검찰의 독립성이 확보된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검사장 직선제가 실시되면 주민들로부터의 민주적 통제를 받게 된다.
미국과 독일은 현재 자치검찰·자치경찰제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지방검사가 선출직이고, 독일은 임명직이라는 차이가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2015년 검사장 직선제 도입을 골자로 한 검찰청법 개정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자치검찰제에 대한 반대 주장도 있다. 강력한 반대 논거로는 △지방검찰이 향토세력과 유착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 △피의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곳을 찾아다니는 '관할 쇼핑' 우려가 있다는 점 △수사·기소의 통일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이 있다. 검찰의 사무가 지방별로 분할이 가능한지 여부도 논란거리다.
◇문무일 검찰총장 "자치경찰제 시행 땐 조직 크게 변화"
문문일 검찰총장은 지난 3월 기자들과 만나 "실효적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는 데 따라 검찰의 조직과 기능도 크게 변화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자치경찰제 수용을 전제로 한 검찰조직 개편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검찰조직의 개편은 검찰청법 등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주무부처인 법무부, 국회 등과의 논의가 필요하다.
검찰의 자치검찰제 도입 방안 검토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전관 출신 변호사는 "권력 분산 차원에서 바람직한 길이라고 본다"며 "주요 선진국 중 단일 국가검찰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프랑스, 일본과 우리나라 뿐"이라며 "정무적으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의 전제조건인 자치경찰제 실시를 계기로 검찰개혁 요구가 높아질 것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