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인 맞고발전 민생 수사 '지연'…"국회 일은 국회에서"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9.05.01 05:00

[the L]

정치인들의 맞고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여의도에 있는 국회가 서초로 옮긴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과 자유한국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문제를 두고 지난 25일과 26일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이들의 몸싸움은 국회의 시계를 거꾸로 돌렸다. 1986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경호권이 발동되고 망치와 빠루 등 '연장'들이 등장했다.

이 사건으로 국회는 또다시 서초동을 찾았다. 여야 합쳐 100명 가량의 인원을 고발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은 지난 29일 늦은 밤 마무리됐지만 법안 통과까지 갈 길이 멀다. 고발건들도 이제 시작이다.

우리 국회는 유난히 검찰에 고소나 고발을 즐겨한다. 국회의원이 황토색 서류 봉투에 종이를 붙여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장면은 국민들에게 익숙한 모습이 됐다.

국회는 ‘정치 검찰’이라며 검찰을 비판한다. 검찰이 정권의 입맛에 맞춰 사건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의 계속되는 맞고발에 다른 누구도 아닌 국회가 정치 검찰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은 난감한 모습이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검찰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필연적으로 불만이 터져나올 것이 예상돼 조심스럽다.

정치인들의 맞고발전은 꼭 필요한 민생 수사와는 거리가 멀다. 지금 검찰은 사실 민생 수사에 집중할 시간과 인력도 부족한 상태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 주요 현안을 수사하느라 다른 수사가 지연됐다며 약자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말한 것이 지난 2월이다.

법과 정치의 영역은 겹칠 수 있더라도 같을 수는 없다. 국회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은 국회에서 해야 한다. 검찰 고발로 모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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