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확진자가 10배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인데,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 의견은 갈렸다.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과 방역 활동을 무시한 추정이라는 의견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JP모건은 ‘확산하는 코로나19: 감염의 정점과 시장 조정의 규모·기간’ 보고서에서 "JP모건 보험팀의 역학 모델에 따르면 한국의 코로나19 사태는 다음 달 20일이 정점이고 최대 감염자 수는 1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대구 시민 240만명 중 3%가 코로나19에 노출되고 중국과 비슷한 양상으로 2차 감염이 발생한다는 가정에 근거를 둔 결과다.; 해당 보고서는 이같은 내용을 짧게 언급하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한국의 주식시장이 추가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JP모건의 예측이 가능성이 있는 추론이라고 봤다. 그는 "수학적 모델 및 방역자료를 사용한 추론일 것"이라며 "근거 없는 예측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확진자보다 실제 환자 수가 많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실제로 1월 말 중국에 확진자가 1만명이 안될 때 일각에서 7만5000명의 확진자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는데 이 숫자는 결국 나중에 맞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도 결국 마찬가지"라며 "늦게 진단된 사람이 있고, 이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좀 더 퍼트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방역 여부에 따라 숫자는 변할 수 있다"며 "3월 말이 피크가 되느냐 안되느냐 여부는 방역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최재욱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JP모건에서 나온 결과는 지금까지의 감염 경로, 상황 등 구체적 통계에 의해 나온 결과로 신뢰성이 낮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했다.
다만 "코로나19에 걸렸더라도 검사를 받는 사람의 수는 그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실제 확진자와 공개되는 숫자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론도 제기된다. 한창훈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JP모건 예측이 전문가 의견과 동일한 설득력, 공신력은 없다"며 "나름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썼겠지만 실제 방역 관련 전문가만큼 공신력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도 "1만명이라는 수치는 현재 환자 증가세만 보고 예측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방역 효과 이런 것들까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되는데, 방역망이 잘 작동되면 그 예측대로 안 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JP모건 보고서에 너무 무게를 두면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 교수는 "JP모건 보고서는 참고자료 정도로 쓰면 될 것"이라며 "그에 따라 우리 방역체계가 움직이거나 너무 큰 주안점을 둘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도 "당장 JP모건 보고서를 믿고 대처하기 보다는 기다려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JP모건 보고서 관련 질문을 받고 "정부도 JP모건 발표를 의논했지만 아직은 중국 측이 발표했던 전파력에 대한 통계수치 등 여러 가지를 비교분석해야 되는 시점”이라며 “어느 정도 안정적 예측이 가능해져 정부가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는 시기가 오면 확인해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JP모건과 같은 민간기구에서는 좀 더 자유롭게 분석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내부적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그 분석이 나중에 차이가 있을 때의 부작용까지도 예상하면서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는 1100명을 넘어섰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가 전날 오후 4시 대비 169명, 사망자는 1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 환자 169명 중 80%가량인 134명이 대구 지역에서 발생했다. 경북이 19명으로 뒤를 이었고 △부산 8명 △서울 4명 △경남 2명 △인천 1명 △경기 1명 등이다.
지난달 3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4만4981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 중 2만8247명은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고 나머지는 검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