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확진자 9명 나왔는데…홀로 코인노래방 찾는 청소년들 왜?

이재은 기자
2020.03.06 05:00
5일 오후 찾은 한 코인노래방 /사진=이재은 기자

"찝찝하긴 한데, '괜찮겠지' 하며 왔어요."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3주 연기되고 학원 휴원이 잇따르는 가운데 갈 곳을 잃은 청소년들이 꾸준히 코인(동전) 노래방을 찾으면서 코로나19 전파 경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방문한 서울시내 코인노래방 5곳엔 평소보다 손님이 훨씬 적었다. 코인노래방은 기존의 노래방과 달리 작은 방을 10개 이상 다수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기자가 방문한 5곳엔 모두 1~2방에만 손님이 들어차 있었다.

코인노래방 방문 후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이 다수 나오면서 최근 부쩍 손님들의 발걸음이 줄은 탓이다. 코인노래방들도 마이크커버와 마이크소독 살균기, 손세정제 등을 구비해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하고 있었다.

5일 오후 찾은 한 코인노래방엔 마이크커버, 손세정제 등이 구비돼있었다. /사진=이재은 기자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코인노래방을 방문하는 이들은 주로 수능이 끝나고 대학 입학이 미뤄진 예비 대학생들이나 개학이 연기된 중고등학생들이다. 코인노래방은 500원에 2곡을 부를 수 있어 저렴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장소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다.

대학 입학을 기다리고 있다는 A씨는 혼자 지하에 위치한 코인노래방을 찾았다. "코로나19 감염이 무섭지 않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는 "하나도 무섭지 않다.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며 코인노래방으로 들어갔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였다.

홀로 코인노래방을 찾은 대학생 조모씨도 "평소엔 낮 시간에도 늘 몇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데 오늘은 사람이 없긴 없다"며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데, 영화관도 가기 그렇고 친구들을 만나기도 뭐해서 혼자 노래방을 찾았다"고 말했다.

노래를 부르고 있는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였다. 노래를 부를 때 마스크가 번거로운 데다가 홀로 노래방을 찾았기에 본인만 있는 공간은 안전하게 느껴져서다.

하지만 오히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코인노래방이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의 새로운 감염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코인노래방은 많은 이들이 찾는 다중이용시설인데다가 비말 감염(감염자의 침 등 작은 물방울인 비말에 바이러스·세균이 섞여 나와 타인의 입이나 코로 들어가 감염되는 것)의 가능성이 있는데, 개학이 미뤄진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이 꾸준히 이곳을 찾으면서도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즐겨서다.

5일 오후 찾은 서울시내 한 코인노래방. 2개 방을 제외하고 대다수 방은 비어있었다. /사진=이재은 기자

이미 코인노래방에서만 9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경남 창녕군의 한 코인노래방에서는 직원 1명이 지난달 28일 양성으로 판정된 데 이어 지난 4일까지 이 노래방에 다녀간 195명 중 5명이 잇따라 확진됐다.

지난 4일 경북 안동에서도 코인노래방에 다녀간 손님 3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혼자 온 20대 남성이 한 시간 가량 노래를 부르고 나갔고, 이후 한 커플이 같은 방에 들어가 노래를 불렀다. 이들 모두 양성반응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코인노래방이 밀폐된 공간으로 마이크, 기계 버튼 등에 묻은 침을 통한 바이러스 2차 감염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문년 안동시 보건위생과장은 "코인노래방은 한 방당 1~2평 남짓의 밀폐된 공간으로 만일 확진된 사람이 다녀간 후 그 공간을 찾으면 같이 호흡하고 마이크를 공유한 셈이 된다"고 말했다.

또 "노래를 부르면 침 등 분비물이 마이크에 남는다"며 "사물에 튄 코로나 바이러스는 3시간 정도면 사멸하지만 확진자가 떠나고 난 뒤 바로 마이크를 공유하게 된다면 전파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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