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000명을 넘어섰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7134명. 이 가운데 79.4%(5667명)는 집단감염과 연관된 사례로 확인됐다. 국내 확진자 10명 중 8명이 집담감염된 셈이다.
집단감염 사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역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다. 신천지 관련 확진자는 4482명으로, 전체의 62.8%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집단감염의 온상이 된 곳은 '신천지' 뿐만이 아니다. 신천지 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신천지 교인들에 대한 조사는 마무리 수순이지만 의료기관과 집단시설 등을 중심으로 환자가 다수 발생하는 상황이라 집단감염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다.
밀폐된 건물 안에서 예배를 보는 교회는 대표적인 집단감염지 중 하나로 지목된다.
부산에서는 온천교회가 집단감염의 출발지로 꼽힌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 교회에서만 3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는 부산지역 총 확진자의 3분의1을 넘는 수준이다. 시는 온천교회가 진행한 수련회에서 감염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지난달 8~16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천주교 신자들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성지순례 후 의성, 상주, 안동 등 경북 북부지역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천주교 신자만 30여 명이다. 이 순례객들과 접촉한 가족, 주민들도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으며 성지순례 관련 확진자만 총 49명이 됐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 밖에도 수원 생명샘교회(10명), 거창교회 관련(10명) 등 종교시설에서도 교인 및 접촉자 등에서 확진자가 확인됐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종교 행사가 열리면) 밀폐된 교회 건물 안에서 1~2시간 정도 예배를 보게 된다"며 "기도와 찬송 등을 통해서 비말 전파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적인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 내 집단감염이 현실화하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7일 종교집회 전면 금지 긴급명령'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종교집회를 강제금지할 경우 엄청난 반발과 비난이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도민께서 제게 맡긴 일 가운데 제일은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도 대남병원은 118명의 집단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곳에서 사망한 환자는 9명이다. 대남병원에 따르면 신천지 교주인 이만희의 친형 장례식이 지난 1월31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이 병원 지하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성남 분당제생병원에서는 8일까지 1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중 4명은 입원환자, 2명은 퇴원환자이며 종사자 6명과 입원환자의 배우자 1명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입·퇴원 환자 6명은 모두 같은 병동에 입원했으며 현재 감염 경로와 접촉자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남 한마음창원병원은 지난달 22일 40대 여성 간호사 1명이 첫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이 간호사와 접촉했던 마취과 의사, 신생아실 간호사, 직원 등 6명이 확진자로 추가 분류됐다.
대구 남구에 위치한 문성병원에서는 관련 확진자 21명이 발생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병원 첫 확진자인 외부 주차 관리 직원 A씨(69)는 뒤늦게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됐다. A씨는 국내 31번 확진자가 다녀간 지난달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도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산 등 경북에서는 사회복지시설 내 집단감염 사례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8일 기준 봉화 푸른요양원(51명), 칠곡 밀알사랑의집(24명), 경산 제일실버타운(17명), 경산 서린요양원(13명), 경산 행복요양원(8명), 경산 엘림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3명), 경산 참좋은재가센터(2명) 등 생활시설에서 확진자가 집단 발생했다.
이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5일 경북 경산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대구, 경북 청도에 이어 세 번째다.
서울 성동구 주상복합아파트 관련 확진자는 총 13명이다. 이 아파트에서는 입주민인 77세 남성이 지난달 19일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가족과 관리사무소 직원 등 총 13명의 관련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13명의 확진자가 모두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은 아니다. 성동구에 따르면 입주민은 첫 확진자인 77세 남성과 그의 아내 2명이다. 나머지 10명의 확진자는 관리사무소 직원 4명과 그 가족·지인 7명 등 타 지역 거주자들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 발생한 대구에서도 아파트 내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대구 한마음아파트 입주민 140명 중 4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거주건물로는 처음으로 지난 7일 건물 통째가 코호트(cohort) 격리 대상으로 분류됐다.
이곳은 대구시가 운영하는 시립 아파트로, 35세 이하 미혼 여성 근로자들만 입주할 수 있다. 이 아파트에는 총 94명의 신천지 신도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로 20대의 젊은 연령층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천안에서는 '줌바댄스'가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천안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줌바댄스 강사와 수강생을 비롯, 그의 가족 등 9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4명이 천안시청 공무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도와 천안시는 지난달15일 천안에서 열린 줌바댄스 워크숍이 코로나19가 유입되는 주 통로였을 가능성을 무게에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워크숍에는 천안 7명, 아산 2명, 서울 5명, 충북 3명, 경기 3명, 인천 1명, 대전 1명, 세종 1명 등 총 29명이 참석해 한 공간에서 행사를 가졌다. 대구 강사 3명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창녕에선 한 동전 노래방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손님들로 전염이 확산했다. 직접 노래방에서 확진된 사람 5명, 이들로부터 접촉해 감염된 사람 2명으로 총 7명의 관련 확진자가 나왔다.
부산의 한 병설유치원에서도 소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 다니는 유치원생과 유치원 교사, 교육실무원 등 총 5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유치원 교사의 남자친구도 확진 판정을 받으며 이 병설유치원 관련 확진자는 6명으로 늘어났다.
부산의 한 학원에선 온천교회 신도인 강사를 시작으로 2, 3차 감염이 일어나 총 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학원 강사인 온천교회 신도가 지난달 23일 확진자로 분류된 후 학원 원장도 지난달 25일 동래구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이 학원에서 수업을 들은 18세 여고생과 17세 남고생도 코로나18 확진자가 됐다. 이 두 학생은 모두 학원 원장에게 수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대구·경북 지역의 신규 확진자 수는 감소세를 보이는 동시에 다른 지역에선 산발적으로 소규모 유행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 방대본부장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 교인들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가 돼가면서 환자 수가 좀 줄어들고는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시·도의 경우에도 일부 병원이나 사회복지시설 등을 통해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대구·경북만큼 그렇게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규모 유행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방대본부장은 "집단시설, 종교행사 등 많은 사람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모였을 때 노출될 경우에는 언제든지 그런 소규모의 유행은 계속 생길 수 있다고 본다. 그 부분을 어떻게 예방 ·관리할 것이냐가 앞으로의 유행의 전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