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정님이 텔레그램에 가입했습니다."
지난 27일 오전 텔레그램 메신저에 새로운 가입자의 등장이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n번방' 사건으로 불리는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 TF(태스크포스) 총괄팀장인 유현정(사법연수원 31기)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이 수사 대상인 텔레그램 속으로 직접 들어왔기 때문이다.
유 부장검사가 텔레그램에 가입한 시점은 'n번방'의 일종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검찰에 송치된 다음날이다. 검찰은 송치 당일 약 10시간 동안 조사한 후 이튿날에도 조주빈을 불러 조사를 이어갔다. 조주빈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유 부장검사는 텔레그램에 가입해 직접 '박사방' 등 'n번방'이 운영된 채팅방의 구조를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텔레그램은 개인 대화방 뿐 아니라 다수가 참여하는 그룹대화방이나 단방향 메시지방인 채널방 등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로 사용된다"며 "수사 책임자로서 직접 텔레그램을 사용해 이해도를 높이는 것은 필요한 과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유 부장검사는 오후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 텔레그램에 '온라인' 상태로 표시돼 있어 텔레그램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검찰은 조주빈에 대한 이틀째 조사에서 텔레그램 이용과 그룹방 개설 경위, 주요 내역 등을 집중 캐물었다.
조주빈이 텔레그램을 이용해 어떻게 채팅방을 만들고 범죄에 활용한 그룹은 어떻게 운영했는지 밝히는 것이 이번 수사의 핵심이 될 것이란 게 검찰 측 입장이다.
TF팀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와 강력부, 범죄수익환수부, 출입국·관세범죄전담부(사법공조 전담) 등 4개 부서 합동으로 검사 9명과 수사관 12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됐다. 조주빈과 직접 마주하며 범죄 사실을 추궁하는 일은 TF팀에서 두 명의 검사가 번갈아 들어가 담당하고 있는데 이중엔 여조부 소속 여성 검사도 있다.
여성에 대한 왜곡된 성인식을 갖고 죄의식없이 범죄를 저질러온 '박사' 조주빈이 여성 검사를 대하는 태도는 우려할 점은 없을까. 검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조주빈의 조사 과정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다고 한다. 물론 수사에 남녀 구분이 없듯, 지금까지 밝혀진 조주빈의 범죄 내용 역시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반문명적·반인륜적 범죄'라는 점에서 수사당국의 엄정 대응이 예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