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번 먹자, 바프(바디프로필) 끝나면…"
최근 2030 사이에서 자신의 몸을 사진으로 남기는 이른바 '바디프로필' 촬영이 인기를 끌면서 지인들과의 다음 만남을 이처럼 기약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수개월 동안 일반식을 멀리 해야 완벽한 몸 상태로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어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반인의 바디프로필 촬영이 늘어나는 추세다. 촬영 수요가 몰리면서 새롭게 문을 연 바디프로필 전문 스튜디오가 늘었고 유명 바디프로필 스튜디오는 이미 오는 연말까지 예약이 차 있는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촬영하는 고객들의 거의 80~90%가 일반인이고 선수나 트레이너는 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올해까지는 예약이 거의 다 차서 고객들의 촬영 일자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바디프로필 촬영 인기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해시태그 바디프로필을 검색하면 180만 여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바디프로필 촬영자들은 등근육, 복근, 팔근육, 다리 근육 등 탄탄하게 잡힌 근육이 돋보이도록 가벼운 의상을 챙겨 입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타공인 애주가로 불리는 직장인 김모씨(34·남)는 지난달 바디프로필 촬영을 결심하고 10주간 금주를 선언했다. 술의 알콜 성분이 근육 생성에 방해된다는 트레이너의 설명을 들어서다.
김씨는 "나이가 더 들기 전에 한 번은 내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어 남겨놓고 싶어서 도전했는데 이것 저것 제약이 많다 보니 아직은 좀 힘들다"면서도 "그래도 달라질 내 모습을 생각하면서 술자리 유혹이 와도 '바프 끝나고 보자'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바디프로필 촬영을 앞둔 이들은 체중을 감량과 함께 근육량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철저한 식단 관리를 지킨다. 헬스장 트레이너들이 바디프로필 준비 회원들에게 제안하는 식단은 고구마 1개, 닭가슴살 1.5 조각, 채소샐러드, 삶은 달걀 흰자 3알이다. 준비 기간 동안은 하루 3끼 모두 탄수화물과 지방을 절제하고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유지한다. 식사 메뉴에 제약이 많이 때문에 준비 기간 동안 외식은 샐러드 위주로만 가능하고, 사무실에도 식단 도시락을 챙겨가 점심 식사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매일 하루 1시간30분~3시간 가량의 고강도 운동도 뒤따른다. 김씨의 경우 1주일에 3일은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근육 운동과 유산소 운동 등을 하고, 나머지 4일도 헬스장을 찾아 개인 운동을 하고 있다.
준비 기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6개월~1년 동안 꾸준히 몸을 가꿔 촬영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최근에는 2~3개월 가량 짧게 준비해 촬영에 돌입하는 경우도 많다.
철저한 식단 관리와 함께 고강도 근육 훈련을 병행하다보니 뒤따라오는 스트레스도 극심하다. 음식과 술에 제한이 있어 가족, 지인들과의 만남도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나날이 달라지는 자신의 몸과 카메라 앞에 선 모습을 생각하면 준비 기간 동안 겪는 스트레스보단 성취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는 게 경험자들의 설명이다.
결혼 전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 바디프로필을 촬영했다는 자영업자 이모씨(29·여)는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었는데도 결과물이 정말 만족스럽고 자랑스러웠다"며 "준비 기간동안 1년 동안 꾸준히 운동을 해서 몸을 만들었더니 촬영 후에도 식사량이 줄어 몸이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시간 내에 무리하게 바디프로필 촬영을 준비하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주의를 요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인은 "촬영 일정을 맞추기 위해 급격하게 갑자기 체중을 빼고 운동을 과도하게 하다보면 근육손상으로 인한 횡문근융해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개월 동안 정해진 식단으로만 식사를 하면 영향 불균형으로 인해 탈모, 변비, 생리 불균형, 전해질 불균형 등이 뒤따를 수 있다"며 "무리한 준비는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