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부터 방역패스 적용"…해외사례 들고나와 설득 나선 정부

이창섭 기자
2021.12.10 15:09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9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및 백신패스 도입 추진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12.9/뉴스1

12~17세의 백신 접종 증명서 등을 확인하는 이른바 '청소년 방역패스'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내년 2월부터 이 연령대 청소년은 다중이용시설 방문 시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 이력이나 PCR(유전자 증폭)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학부모 반발에도 정부는 백신 안전성과 해외 사례를 들며 설득에 나섰다. 실제로 일부 주요 국가에서 5~6세 등 아동에게 방역패스 정책을 시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10일 기준 이스라엘·독일·프랑스·이탈리아·벨기에·에스토니아·뉴질랜드·슬로바키아·포르투갈·그리스·미국(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12세 이상 청소년에게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한다.

미국 뉴욕시는 최근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확대 적용했다. 지난 7일 로이터에 따르면 뉴욕에 거주하는 5~11세 어린이는 오는 14일까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쳐야 한다. 12세 이상은 오는 27일까지 2차 접종을 해야 한다. 백신을 접종해야 식당 등에 출입할 수 있으며 방과 후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뉴욕시에 따르면 5~12세 시민의 1차 백신 접종률은 27%다. 2차 접종까지 마친 비율은 15%다.

독일은 '3G룰'이라 불리는 방역패스 제도를 시행한다. 3G룰에서 숫자 3은 백신·회복·검사를 의미한다. 백신을 접종했거나 코로나19에 감염돼 완치된 사람 혹은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사람만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독일 주마다 세부 지침은 다르지만 베를린의 경우 3G룰을 6세 이상 어린이부터 적용한다.

프랑스는 우리나라 방역패스와 비슷한 개념으로 '보건패스(Health Pass)' 정책을 시행한다. 프랑스는 지난 9월30일부터 12~17세 청소년에게도 보건패스를 확대 적용했다. 보건패스가 없으면 카페·영화관·식당·쇼핑몰·전시회 등을 이용할 수 없다. 버스나 기차로 장거리 국내 이동도 불가능하다.

정부는 해외 사례까지 들며 국민 설득에 나섰지만 청소년 방역패스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을 서울 양천구에 사는 초등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백신패스(방역패스) 도입을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10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33만명이 동의한 '청소년 대상 방역패스 확대 반대'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답변하기도 했다. 정 청장은 답변에서 "12~17세 청소년 10만명당 코로나19 감염률이 지난 8월 110명에서 11월에 234명으로 단기간에 2배 이상 증가했다"며 "특히 청소년 확진자의 99.8%가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고 위중증 환자 11명은 모두 미접종자"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최근 청소년 방역 패스와 관련한 논란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며 "정부가 충분한 설명이나 사회적 논의 없이 곧바로 백신 접종을 강제한 정책을 내놓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판이 잇따르자 방역당국은 지난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금 더 개선할 수 있는 부분들을 반영해서 불안과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대책 등을 관계 부처와 협의해 시행 준비를 하겠다"며 청소년 방역패스 개선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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