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폭발 이슈키워드] 가스라이팅

황예림 기자
2022.04.27 13:4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계곡 살인' 피의자 이은해(31)와 피해자가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되며 이은해가 피해자를 '가스라이팅'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스라이팅'은 다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정신적 학대 행위입니다. 가스라이팅을 당한 사람은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판단력과 자존감을 잃기 쉬운데요. 가해자는 이런 상황을 이용해 다른 사람에 대한 통제 능력을 강화합니다.

가스라이팅의 특징 중 하나는 피해자가 알아채지 못하게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가스라이팅에는 '너를 위해서', '네가 좋아서'라는 말이 곧잘 따라오는데요. 선한 이유를 내세우기 때문에 피해자는 가해자를 '친절한 사람',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자기도 모르는 새 가해자에게 심리적으로 지배당하게 되는 거죠.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가 지난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스1

이은해가 피해자에게 한 발언은 가스라이팅의 표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은해는 지인과 술자리에서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는 등 폭력적인 행위를 해놓고 피해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폭력의 이유로 내세웠습니다.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한 셈입니다.

이은해는 2019년에도 경기 용인 한 낚시터에서 피해자를 빠뜨리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이때도 이은해는 피해자가 "은해야, 너가 나 밀었잖아"라고 말하자 "내가 오빠를 왜 밀어? 술 마시고 미친 거 아니야?"라고 답했습니다. 피해자는 결국 "내가 취했나 보나"라며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그렇다면 가스라이팅은 법적 처벌 대상일까요. 아닙니다. 가스라이팅은 장기간에 걸쳐 교묘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벌이 쉽지 않습니다.

가스라이팅을 통해 상대의 심리를 조종해도 협박이나 폭행 같은 범죄를 가하지 않으면 처벌할 방법이 없는 거죠. 다만 최근 데이트 폭력 사건이 늘면서 재판에서 가스라이팅 피해 여부를 양형 기준으로 삼는 움직임은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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