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경찰 손님 늘었어요"vs"출근 20분 더 걸려"…엇갈린 '용산 민심'

하수민 기자
2022.05.11 16:43
11일 오전 11시쯤 삼각지역 인근 용산집무실 앞에서 시위를 관리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 사진= 하수민기자

"제복입은 경찰 손님이 늘었어요.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동네에 오가는 것 같아요."

11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사거리.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64)가 창 바깥으로 걸어다니는 경찰 기동대를 보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원래 되게 조용한 동네였는데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니 활기가 살아나는 것 같다"며 "우리같은 상인들은 사람들이 많이 오가야 매출도 늘고 좋다"고 했다.

이날 오전 취재진이 찾은 삼각지역 부근은 두 달 전인 지난 3월 21일에 방문했을 때와 확연히 달랐다. 거리에는 형광색 조끼를 입은 경찰 기동대가 이열종대로 지나쳤다. 공무원증을 목에 건 사람들의 발길도 꾸준했다. 대통령집무실이 있는 국방부 청사 앞에는 큰 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하는 5명을 볼 수 있었다.

'용산 시대'를 맞는 주민들과 상인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오가는 이들이 늘어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교통체증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했다.

삼각지역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46)는 "시위를 하면 시위하러 온 사람들이나 관리하는 경찰들이나 모두가 손님"며 "오늘도 시위를 막는 경찰들이 여럿 몰려와서 시원한 아메리카노 몇 잔을 사갔다"고 말했다.

조경이 관리되면서 낙후된 동네가 살아나고 있다는 반응도 있었다. 서울 삼각지역 먹자골목에서 15년간 치킨집을 운영한 B씨(56)는 "길가에 나무도 관리를 많이 하고 예쁜 꽃들도 많이 심어놨다"며 "동네가 관리되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11일 오전 10시 30분쯤 삼각지역 인근 용산집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있는 시민들. / 사진= 하수민기자

교통체증은 현실화하고 있다. 주요 집회 장소가 청와대 인근에서 용산 집무실 근처로 옮겨진 것도 문제를 더한다.

전국장애인철폐연대의 경우 지난달까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있던 서울 3호선 경복궁역이 주된 시위장소였다. 하지만 이달 초부터 삼각지역으로 시위 장소를 옮겼다. 이날도 오전 8시50분쯤 용산 집무실 인근인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과 기어서 지하철에 탑승하는 '오체투지' 시위를 벌였다.

삼각지역 인근에서 만난 이모씨는(35) "뉴스에서만 보던 시위 장면을 출근길에 보게 돼서 놀랐다"며 "경찰들이랑 시위대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는 언제 열차가 지연될지 모르니 앞으로 좀 더 일찍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용산구에서 강남구까지 직장을 다니는 이모씨(26)는 "평소에도 아침 출근시간에 교통체증이 심한 편인데 삼각지역 부근에 교통체증이 최근들어 더 심해졌다. 10~20분은 더 걸리는 것 같다"며 "앞으로 집회가 늘어나면 청와대 근처처럼 검문할텐데 더 막힐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13년 택시를 운전한 C씨(48)는 "삼각지 역 부근은 항상 출퇴근 시간에 막히는 상습정체구간"이라며 "앞으로 그 앞에 집회 시위까지 이어지면 출퇴근 시간을 넘어 오후 내내 막히게 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서울 강남구자택에서 용산 집무실로 출근했다. 큰 교통 혼잡은 없었다. 반포대교를 따라 미군기지 13번 출입구로 이어지는 윤 대통령의 출근길에는 용산가족공원, 근린공원이 위치해 상가나 주택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세 차례에 걸쳐 출퇴근 교통 통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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