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강서경찰서 가양지구대'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동 염강초등학교 입구엔 어색한 간판이 달려 있었다. 2019년까지만 해도 '꿈을 키우는 즐거운 학교'라는 표어가 쓰여 있었던 자리다. 현관 앞에선 경찰차들이 출동을 기다리고 있었다.
2020년 1월 마지막 졸업식을 마친 뒤 폐교한 염강초는 서울시내에서 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은 첫 공립초교다. 학교가 문을 닫은 이후 강서경찰서에서 지구대로 임시로 사용하고 있다.
염강초는 폐교 이후 방송촬영이나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시험 별도고사장 등으로도 활용됐다. 2021년엔 강서구 백신접종예방센터가 이곳에 자리하기도 했다. 기존 청사 리모델링으로 가양지구대는 지난해 10월부터 이곳에 잠시 둥지를 틀었고 이달 말쯤 원래 청사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후 염강초 건물은 새로운 용도가 확정될 때까지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염강초 현관엔 지구대를 찾아온 민원인들을 안내하는 화살표와 문구가 붙어 있었다. 지구대원들은 학교 교무실과 행정실이 위치해 있던 교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초등학생들이 뛰어다녔을 복도는 이제 경찰과 민원인들의 차지가 됐다.
경찰들은 임시로 쓰고 있는 건물이지만 별달리 불편한 점은 없다고 했다. 하던 일은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한 경찰관은 "처음엔 학교에서 일을 보다 보니 어색한 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별다른 점을 모르겠다"며 "지역 주민들이 익히 알고 있는 장소라서 찾아오는 분들도 불편해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염강초 건물은 원래 가양지구대가 있던 곳에서 200m 정도 떨어져 있다. 이달 말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지구대는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예정이다.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해마다 비어 가는 학교는 염강초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교육부 지방교육재정알리미 누리집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전국의 폐교는 3896곳에 달한다. 대부분은 민간이나 다른 공공기관에 매각되거나 교육청에서 자체 활용하고 있지만 351곳의 학교가 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염강초와 같이 강서구 가양동 공진중학교는 2020년 폐교했지만 여전히 미활용 폐교로 남아있다. 폐교가 예정된 광진구 화양동 화양초등학교와 도봉구 도봉동 도봉고등학교 역시 현재까지 폐교 이후 활용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 화양초는 이달 중, 도봉고는 오는 2024년 각각 폐교를 앞두고 있다.
교육당국은 빈 학교 건물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골몰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국민정책참여플랫폼인 '국민생각함'을 통해 지난해 7월 폐교 활용방안 아이디어 공모를 열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부지를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면 그만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민들은 폐교가 주민 편의를 위한 시설로 활용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강서구에 사는 전모씨(59)는 "요가 같은 걸 배울 수 있는 체육시설이나 도서관처럼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 마련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염강초 앞에 위치한 가양테크노타운에서 4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한 중년 남성은 "사무실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한강공영주차장도 부지가 넓지 않아 주차가 힘들다"며 "학교 운동장을 개방해서 주차장으로 쓰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