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운행하는 노후 순찰차 중 일부가 전기차로 교체된다. 일선 지구대·파출소에서는 충전 인프라 부족, 배터리 방전과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다음달 중 노후 순찰차 48대를 전기차(아이오닉5)로 교체할 계획이다. 인근 충전시설 설치 여부 등 전기차 운용 가능성과 교체를 희망하는 지구대와 파출소 수요 여부를 조사해 전기차를 배치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순찰차) 교체를 희망한 35개 지구대·파출소에 각 1대씩 112순찰차를 배정하고, 13대는 10개 관서에 교통순찰차로 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경찰청에서 운영하는 친환경 차량은 총 117대로 이 중 11대는 지구대·파출소에서 순찰차로 사용되고 있다. 친환경 순찰차 중 7대는 수소전기차(넥쏘), 4대는 전기차(아이오닉5)다. 나머지 차량은 모두 서울청 산하 경찰서에서 버스와 관용차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음달 전기순찰차 48대가 도입되면 서울에서 운영되는 친환경 경찰차는 총 165대로 늘어난다.
일선 현장 치안을 담당하는 지구대·파출소에서는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전기차 운영에 부담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서울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 A씨는 "전기차를 받아도 지구대에 충전기가 없어 경찰서나 다른 관공서에 있는 충전기를 찾아 차량을 충전해야 한다"며 "아직 전기차를 순찰차로 쓰기엔 불편함이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방전 가능성으로 인해 순찰차가 출동하는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언급됐다. 충전수요가 한번에 몰려 대기 시간이 길거나 비상상황으로 완충을 하지 못할 경우가 걱정된다는 의견이다.
서울 한 파출소 소속 경찰관 B씨는 "지구대·파출소는 신고받고 바로 현장에 출동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한데 관용차로 사용되는 경우면 몰라도 배터리 방전 우려가 있는 전기차가 순찰차로 도입되는 건 아직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해외에선 용의자를 추격하다 전기 순찰차 배터리가 방전된 사례도 존재한다. 2019년 9월 CNN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경찰이 전기 순찰차로 용의자를 쫓다 배터리가 부족해 추격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프리몬트 경찰이 사용한 전기차는 2014년 출시된 테슬라의 'Model S'였다.
당시 출시된 모델S의 경우 최대주행거리는 모델에 따라 257km, 370km, 483km 3종으로 나뉜다. 한국에 순찰차로 도입되는 현대 아이오닉5의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458㎞다.
반면 충전 문제만 해결되면 전기차 운용에는 큰 부담이 없을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 전기순찰차를 시범 운용하는 지구대에서 근무 중인 경찰관 C씨는 "내연기관 순찰차는 공회전이 많다 보니 2~3년만 지나도 차량이 퍼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전기순찰차는 그럴 걱정은 없다"며 "처음엔 걱정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너무 편하고 순찰차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또 지구대에 총전 인프라가 설치된 지구대 소속 경찰관 D씨는 "(관내에서) 순찰을 많이 돌아도 한번 돌 때 10㎞ 정도"라며 "지구대·파출소 순찰차는 배터리가 방전될 정도로 장기간 운전하는 경우와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내연기관 차량은 항상 지정된 주유소로 가야하지만 전기차는 지구대 바로 옆에 있는 충전기를 꽂으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전기순찰차 운용이 수월하도록 충전 인프라를 더욱 확충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추가 도입된 전기차의 경우 지구대·파출소에 충전기가 설치돼있거나 인근에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구비된 곳에 배정한다. 앞으로 충전기가 없는 지구대·파출소에도 수요조사를 걸쳐 환경부의 전기차 충전기 사업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관계기관과 협의해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연기관에서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해나가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애로사항들은 철저하게 예측하고 대비해 순찰차 운영에 차질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