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1인당 2㎡ 이하 면적, 인간의 존엄과 가치 침해"

박다영 기자
2023.05.14 08:50

[MT리포트-'범죄와의 전쟁' 다음이 비었다]④헌재와 대법원도 지적한 '교정시설 과밀화'

[편집자주] 정부가 마약·주가조작·흉악·조직범죄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면서 교도소 과밀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교도소 과밀은 인권 차원만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범죄자 가석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볍게 볼 수 없다.

교정시설 과밀화를 해소하지 않는 것은 곧 국가의 위법행위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수용자가 최소수용 면적에 못 미치는 협소한 공간에 수용됐을 때는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과밀수용이 위법하다는 판단은 헌법재판소에서 먼저 나왔다. A씨는 2012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약식기소돼 벌금 70만원이 확정됐지만 벌금 납부를 거부하고 10일 동안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 석방됐다. A씨는 "구치소에 있을 당시 1인당 면적이 1.24㎡로 성인 남성이 팔을 펴거나 발을 뻗기 어려울 정도여서 인격권을 침해받았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2016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수용인원이 적정한 수를 초과하면 수형자의 생활여건이 악화되고 싸움·폭행 등 교정사고가 잦을 수 있다"며 "교정시설의 질서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교정역량을 떨어트려 결국 수형자의 재사회화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또 수형자의 인권과 관련해 "문제의 시설은 다른 수형자들과 부딪치지 않기 위해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할 정도로 협소한 곳"이라며 "인간으로서 품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과밀한 공간에서 수용행위가 이뤄져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침해당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지난해 과밀수용과 관련해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놨다. 구치소·교도소에 수감됐던 B, C, D씨는 좁은 공간에 다른 수용자들과 함께 수감돼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교도소와 구치소에서의 1인 최소수용 면적을 2㎡로 규정하며 이들이 이보다 좁은 공간에 수용된 기간 만큼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결국 B씨에게는 150만원, C씨에게는 300만원, D씨에게는 5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은 "수용자 1인당 도면상 면적이 2㎡ 미만인 거실에 수용됐는지를 위법성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은 수긍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또 "국가가 인간 생존에 필요한 필수적이면서 기본적인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교정시설에 수용자를 수용하는 행위는 수용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법한 행위가 될 수 있다"며 "예상 밖의 수용률 폭증 때문에 잠시 과밀수용 상태가 된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과밀수용은 그 자체로 인권침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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