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문제도 'ESG'…"저출산 인적투자 세액공제 도입하자"

정현수 기자
2023.06.19 05:35

[저출산 희망벨 '띵동(Think童)']③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 인터뷰

[편집자주] 청년들은 결혼을 미루고 가정을 꾸린 뒤에도 애를 낳지 않는다. 이미 한국은 '1등 저출산 국가'란 벼랑끝에 섰다. '인구감소'는 '절벽'과 '재앙'을 건너 '국가소멸'이란 불안한 미래로 달려가고 있다. 백약이 무효란 체념보단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접근법으로 판을 바꿀 '룬샷(Loonshot)'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머니투데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과 '아이(童)를 낳고 기르기 위한 특단의 발상(Think)'을 찾아보고, '아이(童)를 우선으로 생각(Think)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띵동(Think童)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이제 모두 함께 출산이 축복이 되는 희망의 알람, '띵동'을 울릴 시간이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 /사진=김휘선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하 한미연)에는 '기업이 인구회복의 길에 앞장 선다'라는 글귀의 액자가 걸려 있다. 인구문제 민간 싱크탱크인 한미연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글귀다. 한미연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미래를 연구하고 있다.

한미연을 이끌고 있는 이인실 원장은 인구위기 극복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통계청장과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경제학자답게 기존 접근법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이 원장은 "기업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저출산 문제 해결에 나서는 기업들에게 인적투자 세액공제 혜택도 줘야 한다"며 발상의 전환을 내세운다. 이 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한미연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에 그쳤다. 저출산 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사람들은 아이를 낳아 잘 키워서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가려고 한다. 그런데 그런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정부도 계속 정책적인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시차를 가지고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은 출산과 육아를 국민의 책무라고 규정한다. 이게 왜 책무인가. 설문조사를 해보면 사람들은 다들 아이를 갖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자 한다. 출산과 육아는 국민의 책무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다. 그런데 권리를 행사할 환경이 되지 않아 아이를 못 낳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도 저출산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요즘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나서고 있다. S(사회) 영역의 관점에서 인구문제를 바라보면 좋겠다. 그래서 잘하는 기업에 표창도 하고 칭찬도 해주는 것은 어떤가. 저출산 대응을 잘 하는 기업을 북돋아주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 /사진=김휘선 기자

-경제학자로서 저출산 문제와 기업의 관계를 보는 관점도 다를 것 같다.

▶과거 기업들의 물적투자에 세액공제를 했다. 투자 세액공제를 도입할 때의 논리가 '지금 투자하면 미래에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저출산 문제도 인적투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 저출산 대응에 나서는 기업들에 인적투자 세액공제가 필요하다. 지금 인적자원에 투자하지 않으면 미래에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

-기업들은 저출산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획기적이고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으로 저출산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특히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업들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정부가 아무리 환경을 바꾸려고 해도 기업이 바뀌지 않으면 변화는 생기지 않는다. 기업이 저출산 해결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대기업들은 출산 친화적인 사내 제도를 운영할 여력이 되겠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상황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등 위기가 왔을 때 기업들이 고용에 나서면 정부에서 지원을 해줬다. 그런 식으로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은 대체인력에 대한 보조금을 주는 것도 좋다. 최소한 아빠 육아휴직 같은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인구정책에 대한 제안을 한다면.

▶지금은 인구절벽에 도달해서 뛰어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부터 재정을 투입하고 온갖 대책을 내놓아도 20년 후에나 제대로 효과를 보는 게 인구정책이다. 그때까지는 소위 말하는 '죽음의 계곡'을 넘겨야 한다. 총체적인 인구 정책이 필요하다. 인구 정책을 전담하는 인구부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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