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0세가 된 A씨는 갈수록 기력이 없다. 노후 수단으로 가지고 있는 상가건물 1채가 있지만 갈수록 관리가 힘들다. 지금은 아들이 관리를 도와주고 있지만 나중에 치매가 오면 아들이 어머니를 대리해서 이를 관리하기도 어려울 텐데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A씨는 생전에는 아들이 건물을 관리해주고 A씨는 월세를 받으며 편하게 살다가 사망 후 아들이 이를 물려받았으면 한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최근 상속승계 수단 중 하나로 신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관련 법률자문도 증가하고 있다. 신탁이란 쉽게 말하면 내 재산을 믿을 만한 자에게 맡겨서 그로 하여금 관리, 처분하고 그로 인한 수익을 수익자에게 주게 하는 것이다. 이때 재산을 맡기는 자를 위탁자, 재산을 맡아서 신탁계약 대로 관리 처분해주는 자를 수탁자, 맡긴 재산을 신탁재산, 맡긴 재산을 운용해 발생하는 수익을 신탁수익이라고 한다.
신탁수익을 가져가는 사람은 수익자라고 한다. 수익자는 위탁자일 수도 있고, 위탁자가 아닌 제3자가 될 수도 있다. 신탁이 되면 신탁재산의 명의는 위탁자에서 수탁자로 변경되며, 수탁자는 신탁계약에서 미리 정한 대로 신탁재산을 관리하고 그 수익을 수익자에게 나눠줘야 한다.
최근 금융기관에게 자산을 맡겨 관리하다가 자신이 사망하면 자녀들에게 신탁재산과 수익을 물려주도록 하는 유언대용신탁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고령화 시대에 맞는 상속수단이다. 신탁을 원하면서도 금융기관이 아니라 가족을 수탁자로 해 가족에게 재산관리를 맡기고 싶을 수도 있는데 이러한 신탁도 가능하다. 위 경우 어머니 A씨는 아들을 수탁자로 해 아들이 A씨의 생전에 건물을 관리하다가 A씨가 사망하면 신탁을 종료시키고 아들에게 건물을 물려주는 신탁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다만, 이때 주의할 점은 수탁자인 아들은 유일한 수익자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아들을 수익자로 지정해서는 안 되고 신탁종료 후 신탁재산의 잔여재산이 최종적으로 귀속될 자로 지정해야 한다. 모자간에 이런 신탁계약을 체결하면, 건물 명의가 아들로 이전되므로 아들이 자기 명의로 손쉽게 재산을 관리하여 어머니에게 신탁계약에 따른 월세 등을 지급할 수 있다. 월세 수령 계좌도 특정하고 그 계좌에서는 오직 월세 수령, 세금지급만 관리하게 할 수도 있다.
어머니가 나중에 치매에 걸리더라도 아들이 재산을 관리해주면서 건물 수입으로 어머니를 돌볼 수 있으며, 어머니가 사망한 후에는 쉽게 재산을 이전 받을 수 있다. 아들을 수탁자로 해두는 것이 불안하다면 자신이 신탁계약 중 치매 등에 걸리는 경우 다른 자녀나 믿을 만한 전문가를 신탁관리인으로 선임되도록 해서 치매에 걸려도 신탁관리인으로 하여금 신탁계약이 수익자를 위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관리, 감독하게 할 수 있다.
이처럼 신탁은 생전 및 사후까지 나의 재산을 관리하고 승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고령으로 재산을 관리하기 힘에 부치거나, 치매에 대비할 수도 있다. 금융기관에게 신탁하면 더 안전하고 신뢰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가족에게 재산을 맡기고 관리해도 괜찮은 경우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탁계약서를 정확하게 작성해 신탁으로 재산관리와 승계를 모두 해결해보자. 계약서 작성만 잘 준비해두면 생각보다 간편하고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
법무법인(유) 화우의 양소라 변호사는 2004년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을 37기로 졸업하고, 2008년부터 화우에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기업송무과 웰스매니지먼트 팀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기업 송무 및 상속, 이혼, 유언대용신탁 등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상속의 기술’을 출간하였으며, 한국가족법학회 및 한국상속법학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