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라도 살걸"…세계인 '껄무새' 만든 비트코인의 탄생[뉴스속오늘]

김소연 기자
2025.01.03 06:0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비트코인 /사진=머니S 임한별

비트코인 1개 가격이 10만달러(한화 약 1억4000만원)를 돌파하면서 여기저기서 탄식이 쏟아진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등락폭에 매매 엄두를 내지 못하다 이내 포기하고 만 이들이 주인공이다. 비트코인 앞에서 많은 이들이 '껄무새(할걸+앵무새)'가 돼버렸다.

비트코인을 처음 만들어낸 사람은 어마어마한 갑부가 돼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사람의 정체는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 비트코인 최초 개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는 그 정체도, 국적도, 출생도, 성별도 불명인 온통 베일에 싸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이름도 가명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 인물이 실존하고 있고, 지금까지 살았다면 엄청난 부를 누릴 것임은 틀림없다.

삽화,걸무새,앵무새,살껄,주식,상승,빨간,화살표,일러스트 /사진=임종철 디자인 기자
비트코인, 언제 누가 만들었을까?

비트코인 역사는 16년 전인 2009년 1월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2008년 10월 처음 '비트코인:P2P 전자화폐시스템(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개발을 공표했다. 이 논문은 일명 비트코인 백서로 불린다.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의 동상

그는 이듬해인 2009년 1월3일 비트코인 소프트웨어를 구현, 처음으로 50 비트코인을 채굴했다. 그리고 한달 뒤인 2월11일, 현재의 금융시스템을 비판하면서 비트코인 프로그램도 함께 공개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만들게 된 계기는 2008년 금융 위기를 계기로 화폐와 금융 당국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경제 위기 때마다 돈을 찍어내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세계 중앙은행들에 염증을 느낀 그는 기존 금융 시스템을 거부한 온전히 새로운 P2P(개인 간 거래) 전자화폐를 만드는 데 매진했다.

그가 만든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화폐와 달리,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기관의 개입이 없다. 또 국경을 뛰어넘는 동일한 화폐로, 개인 간(P2P) 빠르고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경제 위기 때마다 발행량을 늘리는 기성 화폐와 달리, 최대 발행량을 한정했다.

비트코인은 10년간 발행될 화폐량이 2100만개로 한정돼 희소성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2024년 4월29일 기준 총채굴량은 1969만여개로, 남은 채굴량은 130만여개 정도다.

국경과 정부, 중앙은행을 넘어서는 화폐의 탄생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영국 일간 타임스는 비트코인이 기존 금융시스템을 넘어설 것이라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피자 값이 6800억?! 첫 비트코인 결제는 '피자'
파파존스피자가 열었던 피자 시식회의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홍봉진 기자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처음 거래된 것은 화폐 발행 후 1년이 지난 2010년 5월22일이다.

미국 플로리다 잭슨빌에 살던 라스즐로 하니에츠가 1만개 비트코인으로 25달러짜리 피자 두 판을 시켜 먹는 데 성공한 것이 최초의 거래로 기록돼 있다. 미국에서는 이날을 '피자 데이'라고 부르면서 기념한다.

한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1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다 2011년부터 수십달러로 폭등하기 시작했다. 그사이 일부 등락이 있긴 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꾸준히 올라 어느덧 10만 달러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1개 가격은 한화로 1억3600만원가량의 가치를 지닌다. 하니에츠는 6800억원 주고 피자 한 판을 사먹은 셈이다.

한국 최초 결제 매장은 2013년 파리바게뜨

엘살바도르는 2021년 9월6일,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2022년 4월27일, 중앙아프리카공화도 알살바도르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는 2013년 비트코인의 등장과 더불어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한 국내 1호 가게가 있었다. 파리바게뜨 인천시청역점이다.

2013년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했던 파리바게트 인천시청역점/사진=뉴스1

당시 보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인천시청역점은 프로그래머 출신인 점주의 아들이 비트코인 결제를 돕는 환산 앱을 자체 개발, 매장에 이를 도입했다.

첫째 아들은 당시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였던 '마운틴곡스'의 실시간 환율을 반영해 결제 금액을 입력하면 BTC 개수를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앱을 만들었다. 화면 상단에 떠 있는 코인베이스 QR코드를 스캔하면 고객들이 맹점주의 지갑으로 그 금액에 맞는 BTC를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소요 시간은 10초였다.

2013년 12월1일 처음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 이후인 12월4일 실제 거래가 이뤄졌다. 한 고객이 아침 식사용 빵을 비트코인으로 샀다. 빵 가격이 7500원이었는데 당시 0.006636 BTC 정도를 지불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돈으로는 91만원 정도다.

국내 1호 비트코인 결제점인 파리바게트 인천시청역점 가맹점주/사진=YTN 보도 캡처

국내 비트코인의 성지 같은 곳이지만, 현재는 가맹점주가 바뀌었고 비트코인 결제도 되지 않는다.

이후 비트코인 가치 하락과 함께 비트코인 결제 열기는 주춤했다가 2021년을 전후해 다시 식음료, 편의점, 서점, 영화관 등에서 비트코인을 실물 화폐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다날핀테크가 페이코인(PCI)를 운영하면서 비트코인을 필요시점마다 PCI로 전환,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2023년 사라졌다.

비트코인 창시자는 실존 인물일까?
디지털 가상 자산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10만달러(한화 기준 1억4100만원)를 돌파했을 당시의 모습. /사진=임한별(머니S)

사토시 나카모토는 도무지 정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는 2011년 4월경 돌연 "다른 일에 전념하겠다"는 성명을 내고 잠적했다.

그가 만든 P2P재단 웹사이트에 등록한 정보를 보면 2024년 기준 49세이고, 일본에 거주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름 외에 그가 일본어를 사용한 흔적은 없고, 나이, 거주지, 성별 등은 오리무중이다. 실명인지조차 불분명하다.

비트코인과 비슷한 '비트 골드'를 만든 '닉 재보', 사토시와 함께 비트코인 개발에 함께 참여했고 최초로 비트코인을 받은 '할 피니', 자칭 비트코인 창시자인 '크레이그 라이트' 등이 사토시 후보로 제시된다. 이중 할 피니는 사망했다. 만약 할 피니가 진짜 사토시라면, 사토시에 대한 미스터리는 영영 묻히는 셈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 코인 등 가상화폐 관련 거래소 스케치 및 실물 주화 스케치 컷 /사진=머니S 임한별

사토시가 1명의 개인이 아닌, 단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트코인 시스템이 혼자 만들었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정교하기 때문이다.

사토시는 2024년 기준 최소 100만 BTC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사용한 컴퓨터에서 채굴된 양이다. 만약 그가 갑자기 나타나 비트코인을 모두 팔아버릴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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