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석방됐다.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검찰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석방 지휘를 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이에 윤 대통령 석방이 선고만 앞두고 있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석방으로 헌재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과 선고 결과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먼저 윤 대통령 석방이 헌재의 판단에 간접적으로라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법원 판단과 동떨어진 결론을 낼 수는 없기 때문에 헌재도 법원 판단을 살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헌재와 법원 모두 내란 혐의에 대한 일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만약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의 판단이 엇갈릴 경우 헌재가 공정하지 못 한 판단을 했다는 의혹이 커질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이번 법원 결정으로 탄핵심판 결정이 미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도 "큰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탄핵 결정을 내리는 데 대한 헌법재판관들의 심리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정치적 영향은 충분히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반면 헌재의 탄핵심판은 법원의 형사재판과 성격이 다르고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큰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구속 취소가 헌재의 탄핵 결정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결정은 (내란 혐의의) 근거가 없다는 것이 아니고 절차법적인 문제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환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구속 취소 청구 인용과 헌재 판단은 별개 문제다. 탄핵은 단순히 법률 문제만이 아니고 헌법 위반을 따지는 것이기 때문에 요건이 서로 다르다고 봐야 한다"며 "헌재는 탄핵 요건으로서 중대한 법률 위반이 있는지 여부, 그 다음에 헌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전날 윤 대통령 구속을 취소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윤 대통령이 구속 기간이 지난 뒤 재판에 넘겨졌다는 등의 이유로 구속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에서 정한 구속 기간 내에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면 구속 기간은 자동적으로 2개월 더 연장되는데 정해진 기간 내에 기소를 하지 못 했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즉시항고를 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해 왔다. 즉시항고는 법원 결정에 이의가 있을 때 다시 판단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절차다. 즉시항고를 하면 서울고법이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여부를 다시 판단할 때까지 구속 상태가 유지된다.
그러나 검찰은 치열한 논의 끝에 즉시항고를 하지 않고 윤 대통령을 석방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대검 관계자는 "법원의 보석 결정이나 구속집행정지 결정 등 인신구속과 관련된 즉시항고 재판 확정시까지 집행을 정지하도록 한 종래 형사소송법 규정은 검사의 불복을 법원의 판단보다 우선시하게 돼 사실상 법원의 결정을 무의미하게 할 수 있으므로 위헌 무효라고 판단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와 헌법에서 정한 영장주의원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